금융적폐로 지목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채용 비리 관련 의심 정황이 드러난 2013년 행원 채용과정에서 하나은행이 출신 대학별로 등급을 매겨 특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은행이 국내외 대학에 등급을 매기는 현대판 카스트 제도를 운영했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출신학교를 총 13개 등급으로 구분해 전형 단계별 합격자를 결정해왔다. 심 의원은 금감원으로부터 대면보고를 통해 이런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채용시 대학 등급 13개 등급 분류 <자료 심상정 의원실>

하나은행은 서울대·포스텍·카이스트를 '1등급' 대학으로, 연세대·고려대를 '2등급' 대학으로 구분했다. 서강대 등은 3등급으로 분류했다.

다른 등급별 명단은 금감원이 심 의원에게 별도로 보고하지 않았다.

심 의원은 "하나은행은 특정 학교 졸업자에게 특혜를 부여해 탈락자 14명을 합격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어 "채용 계획 수립과 일반직 채용은 은행장이 전결권을 갖고 있는 만큼 당시 은행장이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당시 은행장은 김종준 전 행장이었다.

심 의원은 또 하나은행이 매년 남녀 채용 인원을 차등 적용해 여성을 차별해왔다고 지적했다.

2016년 하나은행의 여직원 채용 비중은 18.2%로 ㄱ은행(37.4%), ㄴ은행(38.8%), ㄷ은행(35%)보다 낮았다. 심 의원은 "하나은행의 성차별 채용을 바로잡아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하나은행에 대해 적극적 고용개선 지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결과 발표를 통해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16건, 최종면접 순위 조작을 통한 남성 특혜합격 2건,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최종면접 순위 조작 14건 등 32건의 채용비리를 추가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회'자가 표기된 것을 발견했다.

인사팀 관계자는 금감원 특검단에 '회'자는 회장실 또는 회장이라고 한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