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2억 원의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 박근혜가 정유라 씨에 대한 지원금으로 80억 가까운 돈을 보내는데 박 전 대통영이 직접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는 이상화 KEB하나은행 독일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이 관련됐고 이 지점장은 본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전 대통령은 정 씨에 대한 지원을 위해 78억 9000만원을 독일로 송금하는데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고 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점이 협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은행이 국정농단 범죄에 부역한 것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와 공범관계임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인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 7권을 추가로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확보한 2015년 9월 13일로 표기된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는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알려줬다는 '이상화'라는 이름과 국제전화 번호가 적혀 있고 검찰이 확인한 결과 '001-49-173-851'로 시작하는 번호의 주인은 당시 KEB하나은행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점장 이상화 씨로 확인됐다.

이 씨는 최순실의 '독일 금고지기'로 알려진 인물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일개 은행 현지 지점장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특정해 알고 청와대 참모에게 알려줄 정도로 정유라를 각별하게 챙겼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이 이름을 건넨 바로 다음 날인 14일 10억 8000만 원을 시작으로 KEB하나은행 독일 계좌로 돈을 송금받았고 약 1년 동안 최 씨는 모두 78억 9000여만 원을 챙겼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은 "최 씨가 독일에서 돈을 받은 것도 나중에 알았다"고 부인했지만 거짓말이었음이 틀통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최순실 씨 금고지기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직접 불러 준 정황이 나오면서 공범이라는 판단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됐다.

검찰이 이번에 발견한 안 전 수석의 수첩은 이전에 안 전 수석 보좌관 김모 씨로부터 건네 받았던 수첩 56권과는 별개의 것이다.

검찰은 정 씨가 송환된 지난달 31일 안 전 수석의 김모 보좌관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7권, 올해 1월 39권 등 모두 56권을 제출받았는데 이 중 2015년 9월 등의 수첩은 빠져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검찰은 이를 알고도 이를 확보하지 않았다가 최근 재수사 지시 이후 제출에서 빠져있던 수첩 7권의 존재를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이 정유라 지원에 개입했다는 정황을 숨기려 했지만 검찰의 재수사 추궁 과정에서 안종범 수첩에서 최순실에게 번호를 직접 독일의 하나은행 지점장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등 공범 관계를 보여주는 범행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