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13일동안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3차 TV토론에서 가시돋친 설전을 벌였다.

공식선거운동 개시 후 첫 토론대결인 만큼 두 후보는 상대의 약점이다 싶은 곳을 건드렸다.

나 후보는 정책선거를 펴겠다고했던 것과 달리 당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는 네거티브 선거에 충실하려는 듯한 태도로 박 후보를 공격했다.

MBC를 통해 방송된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집요한 질문과정에서 발언시간 등을 놓고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나 후보는 모두발언부터 "남의 힘으로 지지율을 올리고 자리 나누는 '부채시장'을 뽑겠느냐, 아니면 자력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정책을 실천하는 '책임시장'을 뽑겠느냐"고 자극했다.

박 후보가 '안철수 바람'에 힘입어 야권 단일후보가 됐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에 빚을 졌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이에 "서로 다른 정치세력이 연합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박원순이라는 사람 때문에 서로 다른 길을 걸었던 야권이 합쳐졌고 '아름다운 연합군'이 됐다"며 받아쳤다.

나 후보는 박 후보의 서울대 법대 학력 논란도 거론했다. 

나 후보가 "박 후보의 저서를 보면 7번이나 서울대 법대 입학 중퇴로 돼 있다. 학력 위조 아니냐"고 따졌고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나는 학벌에 대해 관심이 없다. 서울대 사회계열을 다니다 제적당했고 단국대에 입학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출판사에는 나중에 시정요구를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자신의 학력과 병역, 재산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와 관련 내내 자제해오던 것과 달리 작심한 듯 직격탄을 날렸다.

박 후보는 "병역기피, 위장전입, 탈세, 투기가 한나라당의 전매특허 아니냐. 후안무치하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박 후보는 나 후보가 당 대변인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화마을 조성에 대해 한 비판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이명박 대통령이 사저를 짓는 것은 공금유용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따져 묻자, 나 후보는 "청와대가 해명하고 시정할 부분이 있으면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두 후보는 토론과정에서 "나 후보의 발언태도를 문제 삼고 싶다"(박 후보), "1분 지났으니 제가 말하겠다"(나 후보) 등 발언시간과 태도를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토론 열기가 너무 뜨거워지자 사회자가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즉석에서 두 후보에게 노래 한 소절을 청했다. 이에 박 후보는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을, 나 후보는 '서울의 찬가'를 불렀다.
이날 토론은 이전의 두차례 TV토론(SBS, KBS)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