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이 시민운동 출신 후보에게 도덕적 상처를 입히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기획전문가 권혁철씨는 "일단 들춰낼 것이 없다는 것이 한나라당에게는 답답할 것이다"며 "네거티브를 통해 선거판을 진흙탕 싸움판으로 몰고가 그놈이 그놈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켜 투표율을 저하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표율이 낮아질수록 결집력이 강한 한나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보수진영은 무상급식 투표 패배 이후 상당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응집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평일 실시되고 교회시설이 투표소로 되면서 교회신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차별적 무상급식 찬성 투표율이 25.5%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26 보궐선거 투표율이 50% 이하로 떨어진다면 한나라당이 얻게될 투표는 50% 정도를 얻게돼 승리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의 박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나들고 있지만 투표율이 높아야한다는 전제를 필요로 하고 있다. 박 후보의 지지율이 월등히 높게 높게 나오고 있지만 적극 투표층에서는 응집력 강한 나 후보측이 바짝 쫓아오고 있다.

박 후보가 군대를 안간 것이 아니다. 방위를 다녀오고 오히려 법정기일보다 2달이나 더 복무를 했는데 병역기피 의혹 논란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비논리적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한나라당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이유다.

하지만 이같은 억지주장은 박 후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조차 비판하고 있다.

박원순 후보가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지인의 소개로 포스코 거래관계에서 억울한 일을 당해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돼 안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는 중소기업 CEO출신의 정성훈씨 조차도 "시골에서는 대가 끊기는 것을 가장 걱정으로 여긴다. 작은 할아버지가 징용으로 갔다가 실종되자 대를 잇기 위해 양손으로 입적된 것은 당연시 됐던 것이 한국의 정서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사진작가로도 활동중으로 박 후보의 신발 닳은 사진이 화제가 되자 조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

야권도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이 선거 초반 열세를 뒤집기 위해 터무니 없는 네거티브 공세에 나선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야권은 장관 청문회 등에서 번번이 병역기피자가 나와 청문인사 보고서도 채택하지 않고 임명을 강행하는 정부여당이 시민후보의 군대문제를 거론하는 억지를 펼 자격이나 있느냐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현 정부여당 내 전현직 고위인사 가운데 병역면제자는 이명박 대통령, 김황식 총리, 정운찬 전총리, 한나라당 안상수 전대표, 원세훈 국정원장,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장관, 한상대 검찰총장 등이다.

이와관련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전날(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이명박 정권이 병역기피 네거티브 공세를 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현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황식 총리, 정운찬 전 총리, 한나라당 안상수 전 대표, 원세훈 국정원장,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한상대 검찰총장 등 현정권 인사들의 병역 면제 사실을 일제히 나열하면서 "한나라당의 병역문제 언급은 자승자박"이라고 공세를 폈다.

박 후보 측 송호창 대변인은 "작은할아버지의 대를 잇기 위해 입양한 것으로 법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정치적인 목적의 반인륜적인 흑색선전을 그만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