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해명 기자회견을 통해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인턴여성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해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또 도피성 귀국에 대해 이남기 홍보수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수석은 "본인이 결정한 것이며 공무원의 품위와 국격을 훼손한 것이 본질이고 기자회견도 상의없이 혼자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종로구 부암동 하림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턴여성 성추행 의혹은 물론 뉴욕에서 여대생에게도 추근댔다는 추태 등 각종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사건 조사에 착수한 뉴욕 경찰보고서에 따르면 신고 당시 피해 여성은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의 한 호텔 내에서 용의자가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bed)"고 진술했다.

이 당시 윤 전 대변인과 이 여성 단 둘이 있었는지, 아니면 동석자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을 수행하도록 주미대사관이 인턴으로 고용한 여성가이드와 호텔 지하1층 바에서 30여분 간의 술자리를 가졌고 이 자리에 운전기사가 동석했고 자리가 끝나 나오면서 격려차원에서 열심히 해 성공하라며 허리를 툭쳤다고 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 여성인턴이 가이드를 하면서 매끄럽게 일처리를 못해 여러차례 단호하게 질책한 것이 마음에 걸려 위로를 해야겠다는 마음에서 술자리를 마련했을 뿐 이라고 했고 그것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거기서 제가 이상한 행동을 했다는데, 테이블이 상당히 길었다"면서 "그 맞은편에 가이드가 앉고 제 오른편에 운전기사가 앉았다. 어떻게 그 여성을 성추행할수 있고 폭언을 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그러면서 "다만 30여분동안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나오면서 제가 그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라고 말하고 나온게 전부"라면서 신체 접촉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신체 접촉은 있었지만 격려의 의미에서 여성인턴의 허리를 툭 한 번 친 것일 뿐 미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고 했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이 자신의 호텔방으로 여성인턴을 호출하고 응하지 않자 폭언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윤 전 대변인은 정면 부인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이후 다른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만취가 된 상태에서 다음날 새벽 인턴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호텔방으로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인턴 여성은 처음에 윤 전 대변인의 호출에 거부했지만 그가 욕설을 퍼붓자 어쩔 수 없이 방에 갔다는 것이다. 당시 윤 전 대변인은 방안에 거의 알몸 상태로 있었다는게 피해 여성의 진술이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여성인턴을 방으로 부른 적도 없거니와, 자신이 있을 때 여성인턴이 자신의 방에 들어온 적도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첫날 아침을 먹는데 식권이 없어 가이드에게 식권이 있느냐라고 물으니 제 방에 있는 봉투에 식권이 있다고 해 '빨리 가서 가져오라'고 하고 식당 앞에서 기다렸다. 얼마후 식권을 가져온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자신이 여성인턴을 호출해 불러올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침에 일어났는데 노크소리가 들려 '브리핑할 자료를 갖다주나 보다' 생각했지, 가이드가 올거라곤 상상도 못하고 황급히 문쪽으로 뛰어나갔다"며 "'누구세요?' 하며 문을 열어봤더니 그 가이드여서 '여기 왜왔어, 빨리가' 하고 문을 닫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윤 대변인은 당시 옷차림에 대해 "가이드인지도 몰랐고 그 노크 소리에 혹시 무슨 발표인가 하는 황망한 생각 속에서 얼떨결에 속옷차림으로 갔다"며 "그것도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으로 오라는 호출에 응하지 않아 욕설을 퍼부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그런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윤창중, 귀국 스스로 결정…본질 흐리고 있어”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기자회견 뒤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귀국을 종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내가 이래라 저래라했던 게 아니라 본인이 결정하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기자회견과 관련해 청와대에 통보하거나 상의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