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중 성추행 의혹으로 긴급 경질된 윤창중 파문과 관련 청와대와 윤창준 전 대변인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박 대통령에게도 사과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사과를 해야할 당사자가 다름아닌 박근혜 대통령임에도 청와대가 청와대에 사과하는 꼴이 됐기 됐기 때문이다.

마치 왕이 전혀 잘못이 없는데 신료들의 불찰로 왕에게 누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10일 박 대통령과 함께 귀국하자마자 청와대에서 참모진 대책회를 갖고 한밤중에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이 수석은 자신명의로 발표된 사과문은 "제 소속실 사람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고 죄송스럽다"며 "국민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번 사건의 내용을 파악한 직후 대통령께 보고드렸고 즉시 조치를 취했다는 점과 앞으로 미국 측 수사에 대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인 윤창중 전 대변인도 11일 해명 기자회견에서 "제가 물의를 빚은데 대해 국민과 대통령께 사죄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사과를 받아야 할 대상은 피해 여성과 국민들이다. 사과해야할 사람은 윤창중 본인은 물론 그를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용했던 인사 책임자인 박 대통령이 사과를 해야할 주체이다.

사과를 해야할 청와대 주인인 박 대통령에게 전직과 현직 직원들이 사과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국민들은 박 대통령이 윤 전 대변인을 임명강행할 때부터 상처를 받았다. 임명 전부터 야당과 야당 지지자들을 향해 막말을 쏟아냈던 부적격 인물을 임명하며 불통인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과 국민이 임명을 반대했음에도 대통령이 강행했던 '오기인사', '불통인사'의 대표적 인물"이라면서 "대통령과 청와대는 잘못된 인사가 불러온 국격 추락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도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그런 몰지각한 행위를 했다면 청와대도 국민에게 할 말 없는 것"이라면서 "윤 대변인은 그동안 제한적으로 이뤄진 인사의 대표적 인물이었기 때문에 더는 이런 일이 재발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여론도 두 사람의 여론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네티즌들은 "윤창중이 대통령 엉덩이를 만졌습니다. 대통령께 사죄합니다"라고 하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