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성추행 의혹을 전면부인했다.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의 조사에서는 엉덩이를 만지고 노팬티 차림이었다고 시인했던 것으로 알려져 기자회견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찰의 수사에 대비해 진술을 번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공직기강팀 조사에서 "주미대사관 인턴 여성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진술했다.  

또 그가 묵었던 "숙소인 워싱턴 D.C의 호텔방으로 인턴이 올라왔을 당시 노팬티 차림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공직기강팀 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하고 자필서명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기자회견 내용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윤 전 대변인이 인턴 여성과 허름한 지하 1층 바에서 와인을 마셨다고 한 부분도 석연치 않다. 성추행이 일어난 장소로 지목된 워싱턴 호텔, 일명 W호텔 지하 1층 바가 허름하다고 했던 윤 전 대변인의 해명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SBS 보도에 따르면 지하 1층바는 홀 가운데 긴 테이블이 있고 벽 쪽에 4명이나 2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다. 윤 전대변인이 얘기했던 호텔 꼭대기 층 바의 술값이 지하 1층 바의 술값보다 대체로 더 싼 것으로 나타났다.

꼭대기층 테라스 바는 레드 와인 1병당 45~70달러 정도였다. 윤씨 일행이 마신 지하1층 와인바는 1병당 65~796달러로 가격이 훨씬 비쌌고 대체로 100~200달러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꼭대기층 테라스바는 소란스러운 반면 지하 와인바는 아늑한 분위기였다. 당시 인턴여성외에 운전기사가 동석했는 지 여부에 대해 주미한국대사관 측은 차를 대기시키기 위해 먼저 나왔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윤씨는 밤새도록 술을 마셨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인턴 여성과 함께 하게된 배경 설명에서 "맨 꼭대기에 올라가서 메뉴판을 보니까 가격이 너무 비싸서 여기는 안 되겠다 해서 지하 1층의 허름한 바에 도착을 했다"고 말했다.

공직기강팀은 윤 전 대변인이 지난 9일 귀국한 이래 그의 성추행 의혹과 귀국 정황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워싱턴 소재 주미 한국대사관 인턴 여성이 미국 경찰에서 한 진술 가운데 일부는 시인하고 일부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변인은 현지시간 8일 오전 인턴 여성을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 룸으로 불러 "성관계를 요구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욕설을 했는가", "나는 변태다" 등의 말을 한 적이 있는가라는 추궁에도 "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변인은 그러나 11일 기자회견에서는 공직기강팀에서의 진술한 내용 중 핵심 부분은 거의 다 진술을 뒤집으며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전 대변인은 숙소 인근 호텔바에서 "다만 30여분동안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나오면서 제가 그 여자 가이드(인턴)의 허리를 툭 한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라고 말하고 나온 게 전부"라고 번복했다.

또 다음날 새벽 여성 인턴을 자신의 호텔 방으로 호출했는 지에 대해 "첫날 아침을 먹는데 식권이 없어 가이드에게 식권이 있느냐라고 물으니 제 방에 있는 봉투에 식권이 있다고 해 '빨리 가서 가져와라'고 하고 식당 앞에서 기다렸다. 그랬더니 얼마후 식권을 가져온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또 "아침에 일어났는데 노크소리가 들려 '브리핑할 자료를 갖다주나 보다' 생각했지, 가이드가 올거라곤 상상도 못하고 황급히 문쪽으로 뛰어나갔다"며 "'누구세요?' 하며 문을 열어봤더니 그 가이드여서 '여기 왜왔어, 빨리가' 하고 문을 닫은 것일 뿐"이라고 했다.

윤 전 대변인은 당시 옷차림에 대해 "가이드인지도 몰랐고 그 노크 소리에 혹시 무슨 발표인가 하는 황망한 생각 속에서 얼떨결에 속옷차림으로 갔다"며 "그것도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턴 여성은 미국 경찰에 7일 오후 숙소 인근 호텔 바에서 허락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ed)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