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아들 명의로 매입한 내곡동 사저 부지 명의를 본인 명의로 즉시 옮기기로 했다.

청와대는 11일 "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가족들에게 장남 이시형씨 앞으로 된 내곡동 사저 땅을 매입 절차를 거쳐 즉시 대통령 앞으로 바꾸도록 했다"며 "이 대통령은 사저 땅 매입을 위해 논현동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융자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장남 시형씨가 직장 3년차만에 17억원을 들여 부지매입을 한 것으로 한 주간지 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자 청와대가 10일 해명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불씨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0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야당과 일부 여권 의원들 명의신탁과 실명제법 위반, 편법 증여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추후 이 대통령이 매입할 것이라던 입장을 바꿔 즉시 명의를 변경해 논란의 싹을 자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이 대통령이 여론에 밀려 황급히 명의를 되돌리기로 한 모양새여서 정권 차원의 도덕성 시비는 물론 선거정국에서 여권의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저 땅 매입과정에서 참모들의 역할 부재와 이에 따른 문책론도 강하게 제기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사저 땅을 직접 살 경우 보안 등 여러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아들이 사도록 한 뒤 건축허가 시점에서 대통령이 매입할 계획이었다" 면서 "그러나 최근 언론보도로 퇴임후 옮겨갈 사저에 관한 구체적 사실이 공개됨에 따라 더 이상 늦추지 않고 즉시 구입절차를 밟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