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사장 서종욱) 고위간부가 턴키 공사 심사위원에게 뇌물을 돌렸다가 검찰에 적발돼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다.

대형건설업체의 골깊은 비리관행을 뿌리뽑아야 할 법원이 경제범죄에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나오고 있다.

대구지방법원은 대우건설 비자금 조성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구지검 특수부(김기현 부장검사)가 턴키공사 심사위원 등에게 돈을 돌린 혐의(배임증재, 뇌물공여)로 대우건설 토목사업본부장 옥모(57)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대구지법 이현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도망하거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없다"고 영장기각 사유를 밝혔다.

옥씨는 2009년 전후에 대우건설이 입찰에 참여한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부하직원 등에게 지시, 턴키공사 심사위원 3명에게 수천만원씩 모두 2억1천여만원을 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대우건설 비자금 사용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옥씨 혐의점을 포착했다"면서 "영장이 기각된 만큼 보강수사를 해 영장 재청구 또는 불구속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말 턴키 공사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대우건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모 국립대 교수 김모씨 등 대학교수 2명을 구속했고, 국토해양부 과장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