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를 이을 중국의 차기주석으로 예상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와관련 교통사고 배후에 최근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추종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에서 운영되는 중국어 뉴스사이트 ‘보쉰(博迅)’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시진핑은 지난 4일 밤 베이징 시내에서 돌연 사고를 당했으며, 이 사고 배후에 '정적'(政敵)인 시진핑에게 '보복'을 가하려는 보시라이의 측근들과 지지세력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쉰은 시진핑과 함께 사고를 당해 베이징 301군병원에 입원해 있는 공산당 감찰기구 총수인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허궈창(賀國强)이 보시라이 연행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는 사실도 이와 관련있을 것으로 봤다.

시진핑은 이번 사고로 지난 5일로 예정됐던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의 면담도 취소했다. 1970년대 초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지병인 방광염 때문에 외빈과의 면담을 취소한 이후 중국 최고 지도부가 외빈과의 면담을 취소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쉰은 시진핑이 사고를 당한 직후 보시라이 측 인사들도 곤경에 빠졌다고 전했다. 보시라이의 측근이었던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은 5일 공식 재판에 회부됐고, 당 기율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받던 보시라이는 8일 심장발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한편 일부에선 아무리 충성심이 높은 측근과 추종자라고 하더라도 이미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보시라이를 위해 시진핑과 허궈창에게 ‘보복’을 가했다고 보는 건 무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진핑의 신병에 이상이 생기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당초 주석 자리를 넘겨주고 싶어했던 리커창(李克强)이 국가주석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후진타오가 속한 공산주의청년단 쪽이 사고에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