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월)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던 화물연대 파업사태가 닷새만인 29일 종료됐다.
화물연대는 이날 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의회(CTCA)와 운송료 9.9% 인상에 합의하고 협상을 타결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지부별 찬반투표를 벌여 67% 찬성으로 운송료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화물연대 윤춘호 공공운수 선전실장은 "운송료 인상안이 가결됨에 따라 파업을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총파업 종료 결정에 즉각 환영의 뜻을 전했다. 국토해양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화물연대가 운임협상 타결을 계기로 집단운송 거부를 철회하고 현장으로 복귀하기로 해 다행"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또 "화물연대의 무리한 '법령 개정'과 '제도개선' 요구는 수용하지 않는 대신, 화물운송시장을 안정화시키고 화물차주의 운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화물연대는 파업 돌입 당시 운임 30% 운임 인상과 별개로 정부에 표준운임제 등 당초 요구조건을 관철하지 못한 채 파업깃발을 내렸다.

화물연대는 첫날 대정부 협상에서 ▲표준운임제 법제화 ▲도로비 인하 ▲과적 근절을 위한 법제도 개선(삼진아웃제 등) ▲화물차주의 재산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2008년 약속했던 표준운임제 등을 거부하는 등 화물연대의 주요 요구사항을 모두 거절했다.

정부는 민간의 거래계약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며 표준운임제 법제화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왔다. 표준운임제 준수에 관한 화주와 화물차주간 약속이행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지만 직접적인 강제수단을 동원할 수 없다는 원칙에서 요지부동이었다.

화물연대측은 "법제도 개선 요구를 당론으로 확정한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과 함께 입법화 투쟁을 벌일 것"이라며 "표준운임제와 관련해 정부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 새누리당도 표준운임제 요구를 조속히 당론으로 결정하고 법제화에 나서라"고 말했다.

파업이 일찌감치 종료된 데는 정부의 확고한 원칙고수에 화물연대가 명분을 양보하고 실리를 선택하면서 타결이 가능했다.

이에 더해 파업 참여율이 저조한 것도 주요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8년 6월 파업 당시 높은 참여율과 대조적으로 이번 파업은 참여율이 현저히 낮아 파업 동력이 떨어졌다는 자체판단도 작용했다.

지난 28일 밤 10시 현재 운송거부 차량은 1020대로 하루만에 814대가 운송에 복귀했다. 운송거부 차량은 전체 차량 1만1188대의 9.1%로 떨어졌다.
2008년 파업 때 운송거부 4일차(71.9%) 파업참가율에 비해 크게 낮았다는 것이다.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평상시의 65.7% 수준인 4만617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 장치율은 43.0%로 평시 44.5%와 차이가 없었다.

한편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재발방지를 위해 제도를 보완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화물연대의 핵심 요구안이었던 표준운임제 제도화 방안을 구상하기로 했다.

강범구 국토해양부 물류항만실장은 "표준운임제 도입 추진위원회에서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조속히 확정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