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밀실정책으로 일본과 군사협력 협정을 체결키로 해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29일 일본에서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외교통상부가 28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통과시킨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정부는 위안부 문제와 교과서 독도문제에 최근 쇠말뚝 사건에 핵무장 의중을 드러내며 반일감정이 악화되자 쉬쉬하며 슬그머니 처리했다가 들통났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는 연일 정부를 비난하고 체결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와 국방부 등은 일본과 사상 첫 군사협정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계획으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내일(29일) 오후에는 정보보호협정 서명이 가능할 것"이라며 "서명은 도쿄에서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과 신각수 주일 대사가 할 것이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한ㆍ일 양국 정부 대표가 서명하면 이르면 다음달 초 협정이 공식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반도를 침략했던 일본과 손을 잡는 중대한 정책을 밀실에서 졸속으로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기습 통과된 광복 이후 최초의 한ㆍ일 군사협정이 불과 열흘도 안되는 사이 일사천리로 국내외 절차를 모두 마무리짓는다는 것은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강도높게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17일 면담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으로부터 '협정을 서두르지 않겠다. 국회가 개원하면 국회에서 설명하겠다'는 요지의 언급을 들은 데 이어 지난 25일 전화통화에서는 "국회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달라"고 요구했다고 소개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와의 약속을 저버렸으므로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며 "독도, 정신대, 교과서 문제 등 불편한 국민정서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적절성이 없음을 지적했다.

그는 "핵무장을 하겠다는 일본에 핵심 군사무기를 갖다 바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보류하고 국회서 논의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이처럼 일본과 군사적 측면에서 서둘러 손을 잡는데는 최근 한.미 2+2장관 회담에서 미국측이 의도하는 한.미.일 3각협력 체제에 부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