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가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간 매각금액이 정해짐에 따라 론스타가 내야할 세금규모는 얼마나 될까.
 
세금부과를 놓고 론스타와 국세청이 제2차 세금전쟁을 치를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론스타는 2007년 외환은행 지분 13.7%를 팔 때 국세청과 한차례 치열한 세금공방을 벌였는데 아직도 법정소송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이번에도 제2의 세금전쟁이 예상된다.

국세청은 매각협상을 지켜보며 양자간 매각이 확정되면 법에 따라 엄정하게 과세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이 론스타에 부과할 수 있는 세금은 두가지 중 하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하나는 론스타가 국내 사업장이 없는 외국 법인으로 판단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이고 또하나는 론스타를 국내에 간조고정사업장을 둔 것으로 봐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법인세를 물리는 것이다.

외국법인으로 볼 경우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양도가액의 10% 혹은, 양도 차익의 20% 중 적은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재협상을 통해 종전보다 1천490원 낮춘 주당 1만1천900원에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천904만주)를 인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종 인수금액으로 확정되면 론스타는 하나금융그룹에 3조9천157억원에 넘기게된다.
 
양도가액의 10%라면 3천916억원 가량이 론스타의 세금부담액이다. 양도차익의 20%로 본다면 양도세 산정방식(매각액-취득액)에 따라 론스타의 양도차익 1조7천608억원을 기준으로 3천522억원을 부과받게 된다.

두가지 사이의 차액은 394억원으로 론스타는 두가지 중 금액이 적은 양도차익 20%안을 선택하게될 개연성이 크다.

세금은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매각대금을 결제할 때 원천징수해 국세청에 납부한다.
국내 고정사업장이 있다고 판단하면 매출액에서 취득액 등 각종 경비를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법인세율 22%가 적용된다.
 
양도차익을 매출액으로 보면 법인세는 3천874억원이 된다. 판매관리비 등 경비를 제외해도 세금만 3천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첫번째보다 세금이 많아진다.
 
하나금융이 재협상에서 외환은행의 인수가를 4천902억원 깎음으로써 줄어든 론스타의 세금부담은 500억~1천억 가량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두번째 사례는 적용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론스타는 2007년 외환은행 지분 13.6%의 블록세일 당시 매각대금 1조1천928억원의 10%(1천192억원)를 법인세로 통보받자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외환은행 지분 매각의 주체가 조세회피지역인 벨기에에 세운 자회사(LSF-KEB홀딩스)여서 '한-벨기에 조세조약에 따라 법인세 부과는 부당하다'는 이유였다.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고 론스타는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중인 소송에서도 이긴다면 국세청은 론스타에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다. 국세청은 하나금융이 원천납부한 양도세를 돌려주고 법인세 형태로 세금을 다시 부과하게 된다.
국세청의 법인세 부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론스타가 조세심판원 결정 때 국세청에 패하고서 국내 법인을 해체해 법인세 부과 대상으로 판단하기 모호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외환은행 매각절차가 완료되더라도 국세청과 론스타는 또 한 번의 지루한 세금전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는 인수가격 조정을 최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매매가격을 4조 4059억원(주당 1만 3390원)보다 1490원 낮은 주당 1만 3390원씩 4조 4059억원에 인수하기로 해 지난 7월의 4조 4059억원보다 4902억원 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