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가계빚은 사상 최대인데 은행권 이자이익은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출 증가와 정부의 돈풀기와 고금리 덕에 국내 은행권이 이자장사로 지난해 막대한 이자수익과 성과급 잔치를 벌여 비난을 산 가운데 이자수익이 올해 3분기까지 44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날(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9조5,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8.2% 증가했다.

3분기 중 순이익은 5조4,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28.6% 늘었다. 다만 직전 분기(2분기) 보다는 23.9% 감소했다.

은행권의 수익을 항목별로는 역시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수익이 증가했다.

국내 은행의 1∼3분기 이자이익은 44조 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3분기 이자이익은 14조8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천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있으나,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 증가로 이자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까지 비이자이익은 4조6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원 증가했다.

다만 3분기에는 비이자이익이 8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천억원 감소했다. 이는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매매 손실 등에 따른 것이다.

3분기 누적 판매비와 관리비는 18조9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천억원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대손비용은 5조1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증가했다.

이는 2분기 중 한화오션[042660](구 대우조선해양) 관련 거액 충당금 환입(1조2천억원)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3분기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8%로 전 분기 대비 0.20%포인트,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87%로 전 분기 대비 2.78%포인트 하락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ROA는 0.69%, ROE는 9.41%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5%p, 1.76%p 상승했다.

금감원은 "은행 순이익은 2022년 이후 금리상승 및 이자수익자산 증가 등으로 확대됐으나, 올해 들어 순이자마진 및 ROA·ROE 지표가 하락하는 등 수익성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금리 상황 장기화 및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에 따라 은행의 대손비용 부담도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통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이자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가계 빚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75조6,000억원으로 2분기 말(3월 말·1,861조3,000억원)보다 0.8%(14조3,000억원) 증가했다. 종전 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 말(1,871조1,000억원)을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잔액이 1,759조1,000억원으로 2분기 말(1,747조4,000억원)보다 11조7,000억원 늘었했다. 역시 잔액이 종전 기록인 작년 2분기(1,757조1,000억원)를 뛰어넘어 역대 가장 많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49조1,000억원)이 17조3,000억원 급증하며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도 2분기(14조1천억원)보다 더 커졌다.

고금리와 국제유가 급등으로 지난해 초과이익이 급증하고 연봉과 성과급이 국내 업종 중 최상위 연봉직종인 금융권과 정유사에 대한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과반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은행과 정유사 모두’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58.4%로 나타났다.

은행만’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은 7.7%, ‘정유사만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4.7%로 나타났다. 도입할 기업분야를 가리지 않는다면 ‘횡재세’ 도입에 찬성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70.8%에 달한다. 
'도입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15.9%에 불과했고,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3.3%였다.

국민 부담을 늘려 은행권이 그만큼 금고를 채우고 국민의 주머니 돈으로 은행원들은 억대 연봉을 받으며 돈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횡재세 도입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국민의 절반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횡재세 도입 압박은 은행이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 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