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강행처리 시일로 정한 시한(3일)이 다가오면서 여야가 한미FTA 상정을 놓고 폭발직전의 여야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한미FTA 비준안은 이날 오전부터 야당의원들이 기습점거해 회의가 열리지 못하다가 남경필 위원장이 기습상정했지만 전체회의 불발로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남경필 위원장은 3일 법사위 처리에 이어 본회의 처리 등 속전속결식 강행의지를 밝히고 있어 외통위 통과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의장 직권상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의장직권상정이 이뤄질 경우 이를 막으려는 야당과 강행하려는 여당간에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물거품되긴 했지만 심야협상 합의안을 이끌어냈던 여야대표가 긴급 회동하며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합의처리 가능성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안이 무산된 후 2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장은 비준저지를 위해 실력행사에 나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의 점거로 전체회의는 열리지도 못했다.

2일 오전에 시작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하루종일 야당의 실력저지와 남경필 위원장의 기습상정이 맞서면서 언쟁은 물론 가벼운 몸싸움까지 벌어지며 일촉즉발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날 회의는 오전 9시30분께 민주당 김영록, 민노당 강기갑 김선동 의원이 전체회의장을 기습점거하면서 대치가 시작됐다.

오전부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외통위 회의실 입구를 막고 회의를 지연시켰고, 남경필 위원장과 언쟁을 하는 등 작은 몸싸움도 벌어졌다.

오후 2시께 긴장감이 최고조에 올랐다. 남경필 위원장이 외교통상부에 대한 예산심의를 마친 직후 한미FTA 비준안을 직권상정하면서 야당의 반발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다른 상임위원회에 소속된 야당 의원들까지 외통위 회의실로 몰려와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결국 남 위원장은 본 회의실로 들어가지 못해 소회의실에서 전체 회의를 진행했다.

여야간 대치상태가 지속되자 오후4시쯤 부터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놓고 '긴급 회동'에 들어갔다.

남 위원장은 정회 도중 기자들에게 "오늘 한미FTA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내일 법사위를 열어 모든 관련 법안을 처리하고 본회의를 열 것"이라고 말해 가급적 비준안을 처리방침을 시사했다.

그러나 비준안 기습상정 이후 4시간여가 지나서 긴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남경필 위원장이 "내일 본회의까지는 외통위 회의를 안할 것"이라며 "이제는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달렸다"고 말한 것.

비준처리시점과 관련 그는 "대통령이 유럽을 다녀온 뒤에 해야하지 않겠느냐", "무엇보다 국회에서 몸싸움이 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남 위원장은 처리강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오늘이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 판단했고 물리적 충돌이 예상됐다. 더욱이 소회의실에서 의결할 경우 법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 대표간 합의의 끈은 놓지 않고 있어 극적인 타결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합의 도출가능성은 극히 미미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외통위 처리가 3일 되지 않더라도 여야간 입장차이가 커 결국 의장직권상정과 한나라당 단독처리 가능성이 계속 될 것으로 보여 긴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은 비준안 처리실패에 대해 야당에 강력 성토하고 있어 의장직권상정 요구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1일 러시아 출국에 앞서 김성환 외교통일부 장관에게 한미FTA 처리를 하라며 국내에 남을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