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교회로 가는 정동길이 도로를 막아선 현대자동차그룹 직원들로 인해 일대 도로가 혼잡을 빚었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정동길에 나온 현대건설 홍보실을 비롯한 현대건설 직원 수십여명이 정동길 일대를 막아서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현대건설 관계자 등 현대차그룹 측이 전철연 산하 개포8대책위가 정동교회 방면으로 운행하는 과정에서 길을 막아서 교통이 막혀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교통체증은 정 회장의 자택이 있는 한남동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오전 6시부터 1시간 동안 1인 시위를 끝내고 귀가하는데 현대건설 측이 차량을 따라붙어 미행에 나섰다. 회사 업무를 제쳐두고 동원된 현대건설 임직원들은 차량을 강제로 막고 길을 지나가지 못하게 했다. 개포8대책위는 할 수 없이 '112'에 신고했고 남대문경찰서에서 출동해 현대건설 측에 길을 막지말라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측은 경찰의 경고도 무시한 채 버텼고 현대건설 임원은 차량까지 탑승해 차량을 되돌아가도록 회차까지 시켰다. <사진 개포8단지철대위 제공>

소동의 원인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큰 딸의 결혼식이 열리는 정동교회로 가는 개포8단지 상가철거대책위원회 차량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이들이 길 한복판까지 나와 도로를 불법으로 막아섰다.

개포8단지 철거대책위원회와 기아차내부고발해고자 박미희 씨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시 중구 정동제일교회로 통하는 정동교회길이 27일 오전 8시경부터 교통을 막아섰다.

이날 오전 8시경부터 서너명의 일반인 차림을 한 남성들이 편도 1차선의 정동교회 길 한복판에 나와 차량의 흐름을 막아서는 소동이 벌어졌다.

소동은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장녀인 정진희(26) 씨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형인 김덕중 전 교육부장관의 손자와 정동교회에서 오후 2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일찍부터 보안과 현대차그룹 직원들을 동원해 미리부터 행사장 주변을 통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8시도 안돼 결혼식이 한참 멀었지만 현대건설과 그룹 측은 길을 단순히 지나가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나가게 길을 막아선 현대 측에 길을 비켜달라고 요청했지만 막무가내로 길을 막아서 '112'에 신고해야 했다.

신고를 받은 남대문경찰서에서 출동해 현대건설 측에 길을 막지 말라는 통보를 했지만 이마저도 듣지 않고 길을 계속해서 막았다.

현대차그룹이 재벌총수를 위해 아침부터 회사일을 하지 않고 오후에 열릴 재벌 총수의 혼사에 투입돼 과잉충성에서 빚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현대차그룹 측이 미행까지 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들은 오전 6시부터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있는 정 회장의 자택 인근에서 1인 피켓시위를 1시간여 동안 전개한 뒤  아침 식사를 끝내고 귀가를 위해 길을 나섰다. 이 때부터 현대건설은 한남동을 출발할 때부터 미행하기 시작해 귀가하는 것까지 차량을 따라붙었다고 한다.

이들은 귀가하는 도중에 정동길을 거쳐 집으로 가기로 했다. 오전 8시가 안된 이른 아침이었지만 현대건설과 현대차그룹 경비용역들은 경향신문 앞부터 차량운행을 제지했다.

현대건설과 경비용역들은 단순히 지나가는 길인데도 한남동에서부터 뒤를 미행하며 정동길에서는 아예 편도 1차로 길을 막고 차량을 꼼짝못하게 했다. 이들은 할 수 없이 112에 신고했고 남대문경찰서에서 출동해 교통방해죄에 해당한다며 현대건설에 통보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본지가 현장 취재하고 있는 순간에도 현대건살 측은 길을 열지 않았다. 남대문경찰서 관계자가 교통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현대건설 측은 경찰이 시민을 탄압한다며 오히려 항의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경비용역은 본지의 취재에 대해서도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측은 경찰의 경고도 무시한 채 버텼고 현대건설 임원은 차량까지 탑승해 정동길 중간도 가지 못하게 한 채 차량을 강제로 되돌려 회차해 멀리 돌아가도록 했다.

이날 상황은 오전 8시도 안돼 결혼식까지 6시간 이상 남아 현대건설 측이 길을 강제로 막아서지 않고 그냥 지나가도록 했으면 아무런 일도 없었을 것인데 직원들을 동원한 총수 일가의 횡포와 직원들의 과잉충성이 빚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긴급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죄송하다고 문자를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