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손 못대게 하는 전략 세웠다"

편파 판정에 금메달을 잃어버린 황대헌이 편파 판정에 대비한 전략수립이 한국 선수단에게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초반 편파판정의 충격을 딛고 마침내 감격스런 첫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의 에이스 황대헌(강원도청)이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황대헌은 9일 밤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ｍ 결승에서 2분 9초 219로 가장 먼저 골인, 금메달을 차지했다.

스티븐 뒤보아(25·캐나다)가 은메달, 세멘 옐리스트라토프(32·러시아)가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임효준 이후 이 종목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황대헌의 압도적인 레이스가 돋보였다. 이날 결승에선 무려 10명의 선수가 뛰었다. 준결승에서 무려 4명의 선수가 어드밴스를 받았기 때문. 결승전에 오른 황대헌과 이준서(한국체대), 박장혁(스포츠토토)은 레이스 초반 치고 나가지 않고 뒤에서 틈을 노리는 안전한 전략을 선택했다.

황대헌은 결승선 9바퀴를 남기고 스퍼트를 올렸고, 1위로 올라섰다. 강력한 체력이 강점인 황대헌은 이후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1위 자리를 지키며 여유있게 골인했다. 2∼3위 선수들이 호시탐탐 빈틈을 노렸지만 황대헌은 틈을 주지 않았다.

이로써 황대헌은 지난 7일 남자 1000ｍ 준결승에서 실격의 아쉬움을 금메달로 시원하게 털어냈다. 황대헌은 앞선 남자 1000m에서 준결승 1조, 1위를 차지하고도 이해하기 페널티 처분을 받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끝에 황대헌이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는 황당한 사유로 실격 처리했다. 완벽한 오심이었다.

이날 1500m에 나선 남자 대표팀은 이틀 전의 아픔은 완벽히 잊은 듯 준준결승부터 안정된 스케이팅으로 상대를 압도해나갔다. 다만, 또 있을지 모를 판정 불이익에 대비해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은 준준결승과 준결승 등에서 중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 경기를 주도했다. 결국, 이런 과정 속에서 한국의 세 선수가 모두 결승에 오르는 데에 성공했다.

반면, 중국은 1000m 우승자인 런쯔웨이가 준결승에서 이유 없이 팔을 들어올리는 제스처를 하는 등 반칙으로 실격됐고, 나머지 두명 역시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무려 10명이 결승에 나서 예상치 못한 충돌 등이 생길 우려도 생기자 황대헌은 9바퀴를 남기고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나가 단 한번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으며 끝내 승리했다.

황대헌의 첫 올림픽 금메달. 아울러 올림픽 무대에선 2번째 메달이다. 황대헌은 올림픽 무대 데뷔전이었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함께 출전한 이준서는 2분 9초 622로 5위, 박장혁은 2분 10초 176으로 7위에 자리했다. 두 선수 모두 중반 이후 레이스에서 좀처럼 순위를 끌어 올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날 한국은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서도 최민정(24)의 막판 뒤집기로 결승 진출을 이뤄냈고, 1000m 예선에서도 최민정과 이유빈(21)이 준준결승으로 향하는 등 첫 이틀의 아픔을 깔끔하게 털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