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발생한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확진자 2명 중 한 명이 감염경로 미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확진자 1명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보건당국에 파악됐다.

18일 서초구 등에 따르면 확진자 A 씨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보건소에서 지난 5일 오전 '확진' 통보를 받았다.

단원보건소는 A 씨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했지만 A 씨가 어디서 감염이 됐는 지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단원보건소는 A 씨를 '감염경로 미상'으로 분류한 채 더 이상의 감염경로 파악 등 역학조사를 중단해 감염 원인은 미궁에 빠졌다. 

A 씨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경기도 안산시에서 서초동 본사 사옥까지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를 철저하게 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출.퇴근 시 대중교통 이용과 사옥 엘리베이터 사용에 대해 동승자들에 대한 역학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확진자가 근무하는 곳이 4층과 16층으로 달랐던 것도 엘리베이터 등의 문제점을 시사한다.

B 씨는 A 씨의 옆 자리에서 식사를 한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광진구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6일 오전 서울 광진구 보건소에서 확진 통보를 받았다. 

사내에서 B 씨는 밀접 접촉한 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 밀접 접촉직원이 1차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음성이 양성으로 바뀔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초구는 "역학조사한 결과 A 씨는 서초구에서만 본사를 포함해 6곳을 방문했고 B 씨는 서초구에서만 2곳(본사 포함)을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해당 보건소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서초구가 이들의 동선을 파악한 결과 양재동 본사 사옥을 비롯해 서초구 관내 식당과 주점 등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 적극적으로 위험을 알려 주의하도록 하기보다는 사내공지만 하고 사옥 외부 집회자 등에는 공지하지 않았다. 

집회를 하는 한 관계자는 "현대차 본사 직원 2명이 지난 6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열흘이 넘도록 알려주지 않았다"며 "확진자가 집회장소 앞을 활보하며 지나다녔을 것을 생각하니 코로나 19 위험에 노출됐을 수 있어 불안하다"고 했다. 현대차가 국민 건강보다 회사 이미지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안 용역들을 동원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은폐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것도 방해했다. 

집회자들이 '국민건강 보다 회사 이미지만 중요하냐'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길가에 걸려고 하자 현대차 보안용역들이 달려들어 현수막 끈을 나무에 묶지 못하도록 현수막과 나무 사이에 버티고 서 방해하기도 했다.

특히 경찰이 현대차 측에 현수막 걸 공간을 막지 말라고 정리했지만 용역들은 선순위 집회라면서 경찰의 통제를 따르지 않았다. 

앞서 대법원은 유성기업이 낸 현대차의 위장 알박기 집회에 대해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다며 현대차의 집회는 경비 보안 성격의 업무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들은 또 자신들이 묶어놓았던 현수막을 잽싸게 펼치며 집회자들이 코로나 발생 은폐 규탄 현수막을 걸 자리를 잽싸게 차지하는 광경도 연출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위아 비정규직 노조, 개포8단지 상가 철거민 대책위원회와 기아차내부 고발자 등이 피켓 시위 및 집회를 하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사옥 내 확진자 발생을 고지하지 않아 고스란히 코로나 위험에 노출되도록 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 등은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등 코로나 사태를 재벌과 사회적 약자에 차별을 두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