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문제 협의를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열자'는 정부의 제안에 대해 거부했다. 

정부가 28일 금강산관광 남측 시설물 철거 문제 협의를 위한 당국간 실무회담을 열자고 북조선에 제안한 지 하루 만이다.

조선은 전날(29일)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없이 기존의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를 하자"고 재차 밝혔다.

통일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북측은 시설철거계획과 일정 관련해 우리측이 제의한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 없이 문서교환방식으로 합의할 것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조선은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현대아산에도 같은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보내왔다.

통일부는 "정부는 남북관계 모든 현안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원칙 하에 금강산 관광 문제 관련해서 사업자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대응 방향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선이 지난 25일 제의한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문제 협의와 관련 당국간 실무회담을 열자고 28일 제안했다. 

통일부는 정부와 현대아산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금강산국제관광국 앞으로 각각 통지문을 전달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북측이 제기한 문제를 포함해서 금강산 관광 문제 협의를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제의했으며, 관광사업자가 동행할 것임을 통지했다"면서 "현대아산은 당국 대표단과 동행하여 북측이 제기한 문제와 더불어 금강산 지구의 새로운 발전 방향에 대한 협의를 제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금강산관광시설 철거 문제 협의를 통해 남북관계 접촉의 계기를 찾아보려는 계획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금강산 개인관광은 제재대상이 아니다"며 "통일부가 허락할 지의 문제"라고 했지만 언발에 오줌누기라는 지적이다. 통일부가 유엔제재와 무관하게 이명박 정부 당시 박왕자 씨 피격사건을 계기로 중단된 금강산관광에 대해 신변보장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엔 결의와 맞물리면서 문재인 정부도 이를 계속 유지해왔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여행만 다닌다는 힐난을 받았던 박근헤 전 대통령보다 외국순방을 훨씬 자주 다니고 있지만 금강산 관광은 유엔제재와는 다른 예외적 문제라는 점을 적극 알리는 중요한 외교는 하지 않고 국제사회 협력과 공조만 되풀이해왔다는 헛다리 외교만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선은 협의 방식을 이번에도 문서교환 방식으로 하자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조선은 앞서 지난 25일 정부와 현대아산에 보낸 통지문에서 금강산시설물 철거 문제를 협의하자며 문서교환 방식으로 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대북 전문가는 "평양공동선언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민족끼리 라고 10만 평양시민 앞에서 외쳤다"며 "조선은 그동안 남북협력과 교류 증진을 위한 민족공조 원칙을 누차에 걸쳐 문재인 정부에 강조해왔지만 친미사대와 한미공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한 당국과 남북관계 발전을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다고 결론내린 상황에서 굳이 남한 당국 및 민간과 마주앉는 회담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에서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창올림픽 참가 결단으로 시작된 김 위원장의 통큰 행보가 판문점 정상회담과 평양남북정상회담, 백두산 산행 등 문 대통령의 소원을 들어주는 등 진심어린 호의를 보였지만 문 대통령은 이후 말잔치와 악수, 기념사진 찍기 등 이벤트 쇼와 이미지 정치로 일관해 기대와 달리 박근혜 정권과는 다를 줄 알았지만 단물만 빨아먹고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평화운동 관련 단체들 역시 대북제제 해제를 주장하면서 북측에 비핵화를 내걸거나 사드반대 투쟁 외면 등 실질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를 외면하며 사실상 정부의 외곽단체로 이벤트성 행사에 머물러 민간통일운동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금강산관광지구를 찾아 보기만해도 역겨운 너절한 남한 관광시설물을 (신속하게) 철거하고 우리식으로 새롭게 국제관광지구를 건설하도록 지시했다고 지난 23일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