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신남방으로 가라는 세대비하 발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은 김 보좌관의 발언이 과거 박근혜 정권이 "중동으로 가라"는 발언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9일 아침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 등 모두 교체해서 새로운 기풍으로 나가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나. 그런데 경제보좌관이 이런 망언을 한 것을 그대로 넘어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잔인한 결정을 해 기강을 잡아나가는 것이 대통령 잔여 임기 3년을 성공하는 길이라 본다"고 경질을 요구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뻔뻔한 내용"이라며 "한국당은 김 보좌관이 상처 입은 국민들게 정중히 사과하고 스스로 자리를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중동 가라'의 제2탄인가. 도대체 전 정권과 다른 게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홍성문 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며 "'중동 진출하라'는 박근혜 정부의 주장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문재인 정부의 약속인 '내 삶을 책임지는 대한민국'은 어디로 사라지고 난데없이 '타국에서 삶'을 찾으라는 것이냐"며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 김현철 보좌관은 국민께 정중하게 사과하고 정부는 상처 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사실상 경질을 촉구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입을 닫고 있다. 촛불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길을 갈 수 있도록 견제와 길라잡이 역할을 포기하고 해바라기성 태도로 국민감정과 거리를 멀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영표 더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질문을 받고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직후 "야당에서 김 보좌관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는 질문에 "잘 모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