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최한 어워즈 행사인 '2018 약속(공약)대상' 수상자가 발표도 하기 전에 사전 유출돼 신뢰성에 의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구리시의 문서유출자가 시장실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리시장실에서 안승남 구리시장의 최측근에게 건네졌고 이를 받은 측근이 안 시장 지지성향의 인터넷 밴드에 공개했다.

특히 문서 작성 당일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구리시장의 시정이 실시간으로 외부 측근인사와 공유돼 '구리시판 최순실' 이 등장했다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문서유출에 대한 구리시장의 입장을 확인하고자 했지만 구리시장은 이미 중국으로 3박4일 일정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경기북부지역은 물론 구리시 관내 왕숙천 상류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급박한 상황에서 해외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충북에서 도의원들이 물난리 중 유럽 해외연수를 갔다가 폭우 피해가 발생했지만 태연히 일정을 보내 비난을 산 것과 흡사하다.

28일부터 30일 구리시 시장 비서실과 기획홍보담당관 및 시민들을 상대로 취재한 것을 종합한 결과 문서 유출자는 안승남 구리시장이 직접 유출한 것으로 압축되고 있다.

안 시장이 최측근인 50대 여성 장 모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 씨는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안 시장 선거캠프에서 사무국장을 맡았던 모 씨와 동거인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20대 총선에서는 윤호중 의원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에서 유력 정치인들과 막역한 관계다.

시청 내에서 유통되는 문서유출이 시장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행정책임자의 보안관리 의식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 시장은 취임 이후 공무원들에게 문서 보안에 철저를 기하라고 지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북부 지역 언론 단체 관계자는 문서 유출과 관련  "시장이 언론에 자료 제공 등에 신중을 기하라고 지시해 이전보다 취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작 자신이 문서관리는 물론 외부인에게 내부문서를 건네 지지자 팬카페 성격의 네이버 밴드에 공개헌 것은 이율배반적이다"고 말했다.

구리시청 공무원들이 보여온 언행은 공무원 자질의 수준마저 의심스럽게 하는 했다는 지적이다.
문서 생산부서인 기획홍보담당관 소완기 담당관은 번번이 말이 바뀌며 갈피를 잡지 못했다.
소 담담관은 취재 초기 극구 부인하며 잡아뗐다.

소 담당관은 "문서 유출이라니 금시초문이다. 문서 자체를 생산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본지가 확보한 증거 사진을 보여줘야 얘기를 하겠느냐고 하자 "아직 발표되지 않아 수상 사실을 알 수 없다"면서 "수상하게 된다면 좋은 일 아니냐, 구리시민들이 미리 알아서 나쁠게 뭐 있느냐"로 말이 바뀌었다.

본지가 "어떻게 된 것인지 경위를 알아보겠다'고 하는 게 공무원으로 말해야 할 정답 아니냐는 질문에 "비서실에 알아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소 담당관은 유출자가 누구인지, 누구의 소행인 지 이틀이 지나도록 알려오지 않았다.

본지가 28일 시장 비서실에 직접 확인했다. 김의석 비서실장은 처음에는 "문서 작성한 해당 부서에서 전달한 것 같다"고 기획홍보담당관실을 지목했다.
기획홍보담당관실은 금시초문이라고 했는데 누구 말이 맡느냐는 질문에 비서실장은 말문이 막혔다.

시장이 문서관리 보안에 신경쓰라고 지시했다는데 해당부서가 승인없이 할 수 있겠느냐, 비서실에서 유출한 것이냐는 질문에 "나를 비롯한 비서실 직원은 유출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문제는 윗선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렇다면 시장밖에 더있느냐,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선거캠프 관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시장말고 더 있느냐고 추가질문하자 대답을 하지 못했다.

30일 : 본지가 소완기 기획홍보담당관에게 왜 유출자를 확인했느냐는 확인 취재를 계속했다.
소 담당관은 "그건 문서가 아니다. 메모지다. 쪽지같은 것을 가지고 문서라고 우기느냐"고 반문했다.

소 담당관은 메모지라면 그냥 손으로 몇줄 써서 시장에게 툭 던져주면 될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한 채 말이 막히자 "내가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느냐"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비서실에서도 파악하지 못했다며 시장님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곤혹스러워했다.

구리시 비서실과 기획홍보담당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안 시장이 직접 시장이 직접 유출했거나 묵인을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시장은 네이버 밴드에서 문서 사전 유출돼 공개된 사실을 알고도 박자를 맞췄다. 안 시장은 "공포 숨바꼭질, 감사합니다"라며 유출에 신경쓰기보다 지지자들의 축하메시지 관리에 더 신경을 썼다.

구리시 기획홍보담당관과 비서실은 경기북부지역에 이틀간 내린 폭우로 수해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체류 중인 안 시장 일행에게 사전 유출 물의를 빚어 수상자 발표 일정도 취소된 상황에서 보고도 하지 않고 쉬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심기를 건드릴 것을 염려해 긴급 사안조차 보고하지 않고 윗선 눈치나 보고 있는 공무원의 복지부동을 그대로 드러냈다.

시장은 '구리시판 최순실'인 장 씨에게 내부 문서를 공유하고 지지자들 밴드에 공개했고 지지자들은 분별없이 축하메시지를 전하고 시장은 고맙다고 하는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