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최한 어워즈 행사인 '2018 약속대상' 최우수상 수상자 명단이 발표되기도 전에 일반에 공개돼 시상식 공정성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구리시와 시민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기도 구리시(시장 안승남)가 '2018 매니페토 약속(공약)대상' 대회에서 최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구리시 내부 문서가 공식 발표일(예정)에 앞서 사전 유출됐다.

구리시 기획홍보담당관이 21일자로 작성한 내부 보고용 문서를 찍은 사진이 인터넷포털이 운영중인 네이버 밴드에 공개됐다.

이 문서에 따르면 매니페스토의 공식 발표일은 28일 언론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일주일이나 앞서 발표된 셈이다.

특히 해당 문서가 밴드에 게시된 날짜는 21일로 돼있다. 구리시 기획홍보담당관실에서 작성된 문서가 같은 날짜에 게시된 것이다. 

작성된 같은 날 곧바로 외부로 유출됐음을 알 수 있다.

공개된 문서는 '2018 매니페스토(지방선거부문) 최우수상 수상'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됐다. 해당 문서는 구리시가 심사 결과 최우수상(예비후보자 공약집 분야) 수상자로 선정됐고 기초자치단체에서는 구리시 1곳이며 타 자치단체 등 수상여부는 미공개라고 밝혔다.

시상식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9월3일(월) 오전 10시~11시로 열린다. 수상자 발표는 28일(화) 언론을 통해 발표한다. 시상식 참석여부는 24일(금)까지 주최측에 알려주도록 돼있다.

문제는 내부 보고문서가 어떻게 외부로 유출됐는 지다. 시상대회에서 수상자가 사전에 유출공개되면 시상식의 신뢰성도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밴드에 문서 사진을 게시한 장**씨는 사진을 게시하고 "시장님 축하합니다, 구리시민 행복특별시 화이팅'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달았다.

밴드에는 축하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문제는 수상자 명단 사전 공개시 수상 취소'라는 규정이 문서에 기재돼 있다. 하지만 21일부터 27일까지 해당 사진은 삭제되지 않은 채 축하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회원이 사전 공개시 수상취소된다. 광고해도 되느냐고 질문하자 장씨는 "안된다. 실수했다"고 했다.

운영자에게 삭제요청하라는 지적에 장 씨는 "전화통화가 안된다"고 했다. 일부 회원은 "불순한 분들도 있을텐데 캡처하면 곤란할 듯"이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장**님 시청직원이냐"는 지적이 나오자 장 씨는 "죄송합니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수상자 사전 공개에 대해 "사실이면 큰일인데요, 수상취소"라고 걱정했다. 일부에선 "방 폭파합시다"라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걱정하는 글이 이어지자 안승남 시장은 "공포 숨바꼭질, 두손모아 감사합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후 다시 축하하는 메시지가 이어졌고 수상자 선정 문서는 계속 공개상태로 존치돼 있다.

사전공개 시 수상자 취소라는 사항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으면서 사전공개 수상자 취소 우려는 축하 분위기 속에 파묻혔다. 이 공문은 삭제되지 않은 채 계속 밴드에 게시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해당 밴드는 27일 현재 회원수가 984명으로 약 1000명에 육박한다. 대부분이 안 시장 지지자로 지난 6월 지방선거 이전부터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앞서 '2018 매니페스토(지방선거부문) 약속대상' 대회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 7월23일부터 27일까지 '약속대상' 응모를 접수해 최근까지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자료는 6월 선거공약서와 선거공보를 토대로 진행했다.

공문에 따르면 참고사항으로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28일 일괄 발표 전 수상내역이 사전 발표될 경우 수상 취소된다"고 주의를 당부한 바 있어 주최 측도 고민에 빠지게 됐다. 

구리시는 이번에 내부 문서 유출로 보안에 구멍이 뚫렸음을 드러냈다.

소통 강화라는 추세 속에 시청 직원과 외부 민간인 사이에 문턱이 없이 보안의식에 허술함을 드러낸 것이다.

구리시 기획홍보담당관실은 문서 유출에 대해 일주일이 지났지만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소완기 기획홍보담당관은 "금시초문이다. 그런 공문은 작성하지도 않았다"고 문서 작성과 존재까지 부인했다. 그러나 이는 상황을 면하기 위한 거짓말이다. 

소 담당관은 증거로 사진을 보여주면 인정하겠느냐는 질문에 "수상자로 선정되면 좋은 일 아니냐, 시민들이 알아서 나쁠게 뭐있느냐"고 말이 바뀌었다.

구리시 내부공문을 게시한 장 모씨는 전 구리시장인 박 모씨의 측근으로 지난 6월 13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암 시장을 지원한 측근으로 알려졌다. 

구리시는 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규정에 따라 최우수상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입장을 듣기 위해 27일 오전 전화를 했지만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다.

수상자가 취소될 경우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진행한 각종 시상에서 수상자가 취소되는 첫번째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