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과 유부녀의 치명적인 불륜을 소재로 다룬 일본영화 '실락원'이 국내 개봉된다.

실락원은 1997년 일본에서 개봉돼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화제작으로 국내에선 청소년관람불가로 당시 국내에선 상영되지 못했다가 14년만에 관객을 만난다.

이 영화는 일본 개봉 이후 국내에 수입됐지만 일본 문화가 전면 개방되지 않았던 시절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일본영화는 상영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리메이크작 등이 나오면서 계속 입에 오르내려 국내에서도 이름이 낯설지 않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국내 안방극장에서 불륜을 다루는 막장드라마가 넘쳐나고 있는 것과 달리 명작의 품격을 어느정도 지니고 있다는 평이다.

이 작품은 소설 '실락원'을 바탕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성애와 두 남녀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고 농익은 듯 밀도있게 그려냈고 일본의 중견감독 모리타 요시미츠는 이를 영화화하면서 감각적인 영상으로 중년 남녀의 치명적인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완벽주의 의사 남편과 결혼해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던 38세 여성 린코(쿠로키 히토미)는 출판사 편집장 자리에서 좌천돼 한가하게 지내는 50세 남성 구키(야쿠쇼 코지)를 만나 사랑에 빠져 아슬아슬한 만남을 지속하며 육체적인 사랑에 탐닉한다.

서로의 배우자를 속이고 주위 사람들의 눈을 속이면서 만나던 두 사람은 사랑에 중독돼 가정이 파탄난다.

급기야 린코의 남편이 사설 탐정을 고용해 불륜 행각의 꼬리를 잡고 구키의 아내 역시 마음이 떠난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이들은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마지막 밀월 여행을 떠난다.

정사신 장면은 요즘 영화에 비해 수위는 낮지만 "당신과 함께라면 이대로 죽어도 좋아요"라는 대사가 말해주듯 육체적인 사랑과 정신적인 사랑이 온전히 일치된, 에로스의 최고 경지를 보여주겠다는 감독의 의도는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를 만나 품격있는 멜로영화로 구현됐다.

7월 28일 개봉. 상영시간 119분. 청소년관람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