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통일열망은 8월의 폭염보다 더 뜨거웠다.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3년 만에 축구 경기로 하나가 됐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남측과 북측의 노동자, 민족이 하나임을 확인하고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한 실천 의지를 한데 모았다.

북측의 조선직업총동맹(이하 직총)과 남측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남북노동단체는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를 개최했다.

남북의 노동자가 함께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북측에서 조선직업총동맹이 노동자 통일 축구대회를 벌이고 있다.<사진 아이폰 6S 촬영>

제1 경기로 한국노총팀과 직총의 건설노동자팀에 이어 제2 경기로 민주노총팀과 직총의 경공업팀이 경기를 벌였다.

34도의 폭염 속에도 남북은 경기 승패보다 통일을  위해 남북 노동자가 통일의 기운을 고취시키는데 의미를 뒀다.

선수들은 상대가 쓰러지면 일으켜주고 다치지 않았는 지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 전쟁의 상흔을 찾을 수 없었다.

관중석에는 4.27 대합창단과 서울시민 통일서포터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관중석을 채우고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경기가 끝난 전후반 사이 등 틈새 시간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남북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는 판문점 선언 사진을 이용한 공연도 펼쳐졌다.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기김제
전북 김제 여성농민회 김영미 씨는 "남북 농민이 함께 모내기 등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평양에 가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한 희망을 나타냈다. <사진은 아이폰 6S로 촬영>

경기장을 찾은 전북 여성농민회 회원 김영미 씨는 "오늘 경기를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앞으로 이런 행사를 통한 남북 교류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씨는 이어"가을에는 농민들이 북쪽에 가서 북쪽 농민들을 만나 한자리에서 어울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해 눈길을 끌었다.

경남 거창군 산청읍에서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세버스를 이용해 상경했다.

학비노조 이영민 상담교사는 "과거 대학 시절 통일선봉대로 참여했었다. 남과 북의 노동형제들이 함께 하는 통일의 열기를 놓칠 수 없어 올라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