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를 청산하라"
광화문광장에 촛불이 다시 타올랐다. 1년 전 들었던 촛불의 정신의 초심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외치며 새정부 출범 이후에도 지체되고 있는 적폐청산.....

오히려 새정부 들어 사드와 전쟁위기, 트럼프 초청 등 적폐가 더해지면서 현실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도심에 울려퍼졌다.

이날 광화문 촛불광장에는 적폐청산에 대한 갈증이 발산됐다. 반면 여의도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지지자들이 문재인 정부를 걱정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협치의 대상이자 여소야대의 현실을 잊은 듯 야당을 탓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촛불 1주년인 촛불집회는 정권이 교체된 뒤 첫 광화문광장과 여의도 두곳에서 분산 개최되며 확연하게 구분됐다. 

퇴진행동 기록위원회 주최로 열린 촛불 1주년 기념 촛불집회에는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완전쟁취'를 염원하는 6만여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촛불 1주년, 촛불은 계속된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집회는 오후 6시 시작된 촛불집회는 8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시민들은 적폐를 청산하라고 요구하며 휴대폰 불을 밝히며 지난해 연출했던 장관을 재연했다.

집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함께 하며 촛불정신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민들과 공감하며 호흡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23차례 열린 촛불집회와 함께해온 정치인들이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일부 시민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들의 안전과 시위참여의 장을 제공했고 이재명 시장은 박근혜 퇴진과 구속을 앞장서 주장하며 시민들의 가슴을 펑 뚫어주는 사이다 발언으로 주목을 끌었는데 이날 다시 보게되니 반갑다"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퇴진행동 측은 이날 공식적인 청와대 방면 행진은 진행하지 않았다.

대신 집회 뒤 2015년 백남기 농민이 쓰러졌을 당시 집회를 주최한 '민중총궐기본부' 중심으로 청와대로 행진이 열렸다.

민중총궐기본부는 일부에서 제기된 청와대 행진 반대와 퇴진행동 기록위원회 측이 행진을 취소한 것에 유감을 표시했다.

민중총궐기본부는 "촛불은 적폐를 청산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재인은 적폐를 청산하기는 커녕 오히려 일부 적폐를 늘리고 있다. 사드 배치를 추진했고 전쟁위기와 긴장을 고조시키는 트럼프를 초청했다"며 우리가 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지 못하나, 문재인 대통령이 들을 수 있도록 함성을 지르자"고 말했다.

민중총궐기본부는 퇴진행동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민중총궐기본부는 "일부에서는 왜 청와대로 가느냐고 하고 퇴진행동 기록위원회가 이 문제에 청와대 행진을 취소한 것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히고 "오는 11월 4일과 7일 광화문에서 다시 모이자"고 밝혔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시민사회단체들의 사전 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철폐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노동자대회에 참가한 한 조합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세월호, 소성리, 원전...그리고 노동자들. 1년 전과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며 "가슴아파, 특히 세월호. 왜 정부를 믿고 기다리게 못 만드는 거니?"라며 "민주노총의 이 한 마디 제발 귀담아 들어라, 노동자들에겐 아직도 박근혜정권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을 중심으로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모인 시민들은 여의도에서 별도로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퇴진행동이 지난해 '박근혜 퇴진 구속'이라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보다 가까이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행진하며 촛불집회의 상징이 된 '청와대 방면 행진'을 계획하자 문 대통령에 대한 반대의사로 해석하고 청와대 행진을 반대했다.

이후 퇴진행동 측이 청와대 행진 계획을 취소했지만 끝내 네티즌들의 집회신고로 여의도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 자체를 수용거부하는 태도를 보이며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비난을 가했던 지지자들은 이날 적폐청산 구호 대신 야당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이날 집회에는 2000여명(주최 측 7000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 중 일부는 다스는 누구것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기도 했다. 장을 하고 오기도 했다.

향후 촛불집회는 개혁과 적폐청산, 촛불정신을 이어가며 비판적 지지를 보내는 퇴진행동 측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간 차이가 드러나면서 향후 촛불집회는 지난해와 같은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