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치개입과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수사가 최고 정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하자 야당 내에서 반대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이야 그렇다쳐도 바른한국당과 국민의당 일각에서 적폐청산 과정을 정치 보복 논리로 비판하고 나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은 30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적폐청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하자 "이쯤이면 적폐청산 '레드라인'"이라고 밝혔다. 더민주당은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고 정부 각 부처에서도 관련 조직을 설치 운영 중인데 이를 겨냥한 것이다. 

잘못 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지만 이같은 반발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휘두른 칼이 제 발등을 찍을 때까지 그 칼에 자신이 죽는 줄 모르는 법이다. 이 아수라장에 국민은 무슨 죄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국정원 개혁을 표방했던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정작 그 목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추석 밥상'에 올려놓았다"며 "이 정부는 행복해야 할 추석 밥상 앞에서 기어이 국민을 두 쪽으로 갈라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슴 사냥'에 따라나선 국민은 느닷없이 '호랑이 사냥'을 해야겠다는 권력자의 본심을 마주하게 됐다"며 "결국 전 정권만이 아닌 전전 정권으로, 또 전전전 정권과 전전전전 정권까지 다 파보자는 '적폐 청산 아귀다툼’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적의에 가득 찬 아귀들은 이제 대통령기록관으로 달려가 대통령의 기록물을 뒤지는 데 사명을 불태워야 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대통령기록관의 문서를 메모해 와 공개했다. 국가 기밀 유출로 유죄 판결을 받은 문건도 이용했다"며 "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통령기록물 중 어떻게 그렇게 콕 집어냈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의 주장은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 당시 직무와 관련돼 인지한 NLL 대화록을 공개한 것은 생각하지 못한 뻔뻔하고 염치없는 발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부산 유세에서 NLL 대화록 내용을 공개해 대선에 이용했다는 의혹을 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과거에 매몰되면 현재 당면한 외교, 안보문제와 다가올 미래와 교육혁명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30일 채널A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해 "과거에 집중하다 보면 지금 당장 터진 외교·안보에 문제가 생긴 부분들,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일자리, 성장, 교육개혁을 볼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 외교라인에 혼선이 오고 있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북핵이 심각한 상황인데, 경험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적다"며 "그래서 전면 교체 수준의 보강, 강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안 대표는 최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발언과 외교부와의 '불협화음' 등 문제에 대해서도 "이럴 때는 특보, 이럴 때는 전문가, 교수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특보 자격으로 모든 발언이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또 안 대표가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만약 지금 제가 어디 나가겠다고 '셀프공천'하면 그것을 염두에 둔 다른 인재들이 우리 당에 들어오지 않을 것 아닌가"라며 "지방선거 치를 수 있는 진용이 갖춰지면 그때 제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에 가장 도움이 될지 그 기준으로만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의 발언은 과거에 매몰돼 외교 안보 등의 문제를 챙길 수 없다는 뜻으로 발언한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안 대표의 발언은 현재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속도를 내고 있는 적폐청산 추진을 겨냥한 것으로 보여일각에서는 산적한 적폐를 청산하고 밝은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는 역사관을 의심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호남권 한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중도 지향을 강조하는데 적폐청산은 중도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며 "깨끗한 도화지 위에 미래를 설계해야 그것이 진정한 모두의 가치를 담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적폐청산을 하지 않으면 무엇하러 촛불집회를 했고 정권을 바꾸려 했느냐"며 "가끔 정치적으로 삑사리나는 실책성 발언을 하는 것이 정치적 아마추어가 아닌 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꼬집었다.

인터넷에서는 그의 발언 소식이 알려지자 적폐청산을 하지 말자는 것이냐, 안 대표는 역사관이 있는 것이냐"는 댓글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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