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대한 수사와 관련 심경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적폐청산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 수사의 칼날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넘어 종국에는 이 전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반응은 적폐청산의 칼날이 자신을 향할 것으로 보이자 이를 사전 차단하고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지지층의 결집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보가 엄중하고 민생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 시기에 전전(前前)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한다"고 날을 세우고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요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현 정부를 향해 더욱 강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은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이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직원 서울시장 제압 문건이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반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배우 문성근, 방송인 김미화 씨가 이 전 대통령은 상대로 고발함에 따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피고발인 신분이 된 만큼 수사가 서면조사든 출석조사든 본인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한 만큼 이에 대비하고 견제성 메시지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반격 카드도 만지작 거릴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현재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권을 척살한 것도 모자라 전전 정권에 대해 화살을 겨누고 있다"며 "전 전권까지 들춘다면 노무현 김대중 정권에 대해서도 공평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정권 10년을 거치면서 문재인 정부와 관련된 정보가 왜 없겠느냐, 더 많이 갖고 있을 것이라고 해 대응 단계에 따라 깔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반격준비의 신호탄 성격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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