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보좌관이 강원랜드에 부정청탁으로 취업한 것 말고도 또다른 보좌관이 광해관리공단에 부정 입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원랜드와 광해관리공단은 둘 다 산업통상부 산하의 공기업으로 높은 연봉과 고용이 보장돼 있다.

권 의원은 소속 상임위원회가 법제사법위원회로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권 의원의 보좌관 2명이 정부 부처 공공기관에 부정과 특혜 취업 논란이 일어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란 의심을 사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6일 산업통상부와 광해관리단(이사장 김익환) 일부 매체 등에 따르면 권 의원의 비서관 김 모씨는 2013년 7월 광해관리공단에 홍보분야 전문 계약직으로 특별 채용됐다.

광해관리공단은 같은 시기 계약직 직원 3명을 공개 채용했는데 김 비서관만 별도 비공개로 진행됐다.

광해관리공단은 전임 대관 담당자가 사직한 뒤 업무 공백이 길어져 긴급한 인력 수요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공단은 특히 당시만 해도 정원외 인력 채용은 특채가 많았고, 내규상 부서장이 추천권이 있었다. 당시 내부 추천으로 특채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이 들으면 분노가 폭발할 뻔뻔한 답변이다.

더구나 김 비서관은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3년 뒤인 2016년 10월에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공단의 대외협력 분야 정규직 경력 공채에 다시 응시해 합격한 것이다. 당시 공단은 김 비서관의 경력과 거의 일치하는 '맞춤형' 공고를 냈다.

김 비서관은 신문방송학 박사 학위를 따고 국회에서 4년 정도 일했다.
공단은 '정치외교학 또는 신문방송학 박사 학위 취득자로, 국회나 국가기관 언론 대응 또는 국정감사 수감 업무 경력 3년 이상 필수'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김 비서관 외에는 맞추기 불가능한 자격조건을 내건 탓에 지원자 수는 김 비서관을 포함해 2명에 그쳤다. 반면 동시에 진행된 신입 직원 공채에는 5명 선발에 400명이 지원했다.

권 의원의 또다른 보좌관 김모 씨도 강원랜드에 채용 청탁해 취업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씨는 권 의원의 지역구 멀지 않은 강원도 태백 영월에 위치하고 있는 강원랜드로 청탁을 해 취업했다.  

김씨는 2013년 11월 29일 강원랜드 '워터 월드 수질·환경 분야 전문가 공개채용'과정에서 최종 합격했다. 당시 김씨는 해당 분야의 실무 경력 5년 이상 지원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채용 부정의혹을 받고 있다.

권 의원 측의 강원랜드 채용비리는 보좌관에서 끝나지 않고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권성동 의원의 보좌관 외에도) 권 의원의 사촌 동생까지 인사 청탁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또 권 의원의 선거를 도운 당시 권성동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의 아들도 부정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검찰은 지난해 강원랜드 감사실이 재용비리를 발견해 수사의뢰를 받고도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넘어갔다.

강원랜드 채용비리는 공정사회를 해치는 범죄행위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사회 출발선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반사회적 행위이자 대표적 불공정 행위로 국가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갈등을 초래하는 주범이기에, 검찰은 철저한 재수사를 통해 거대한 채용비리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우리 시대 수많은 청년들이 공기업과 공공기관 취업을 꿈꾸며 땀 흘려 노력하고 있다"며 "공기업 채용 비리는 평범한 집안에서 나고 자란 청춘들의 꿈을 도둑질하는 악질적인 범죄행위이고, 또 자식에게 아무것도 해 줄게 없는 '보통' 엄마, 아빠들을 가슴 치게 하는 아주 나쁜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수사 당국은 채용 비리 연루자들에 대해 그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수사해 단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권성동 의원 묵묵부답, 또다른 정치인 후원자도 채용 청탁 의혹 = 권성동 의원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과는 물론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권 의원은 입장을 묻는 본지의 문자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또 채용비리 의심을 받는 광해관리공단 입사자와 강원랜드 입사자의 사직 의사 여부를 확인하고자 접촉을 시도했으나 이들은 모두 만나기를 거부했다.

권 의원 외에도 이 지역 출신의 또 다른 정치인의 지인도 청탁 입사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강원랜드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역의 모 국회의원에게 후원을 한 스폰서의 아들도 입사했다는 의혹이 돌고 있다.

◇ 권성동 의원 소관 상임위 위원장 막강한 영향력 작용? = 권 의원의 보좌관이 정부부처에 특혜 입사한 것은 권 의원이 해당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소관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란 게 대체적인 견해다.

권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법사위는 정부 및 공공기관 설치 및 조직법, 인원 증원 등을 결정하는 상임위원장이어서 국회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상임위원회로 알려져 있다. 

한편 광해관리공단 CEO격인 공단의 김익환 이사장도 공단의 업무와 거리가 먼 자동차업체 출신이어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김익환 이사장은 현대기아차그룹 사장 출신이다. 김 이사장의 이력을 보면 기아자동차 부회장(07.11~08.12), 현대기아자동차 인재개발원 원장(06.11~07.10),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05.2~05.12), 기아자동차 사장(05.1~05.12), 기아자동차 상무이사, 부사장(00.1~04.12), 현대그룹(77)에서만 종사했다.

김 이사장의 낙점을 두고도 주변에서는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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