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강수량 300mm가 넘는 폭우로 6명이 실종되고 산사태와 집들이 무너져 내린 충북도민들이 망연자실해 하는 가운데 도의원들이 외유성 해외 시찰에 나섰다가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출국한 지 하룻만에 되돌아오기로 했다.

충북도와 충북도민들에 따르면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6명 중 4명은 지난 18일 8박 10일의 일정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22년만의 최악의 물난리 속에 해외로 출국한 충북도의회 소속 의원 4명이 그리스와 프랑스 등 남유럽으로 8박10일 일정으로 출국해 비난을 받고 있다. 해당 의원들은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자유한국당 김학철, 박한범, 박봉순

충북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이들 의원들의 해외 연수는 선진 관광산업 등을 살펴보고 배우기 위한 연수"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일정에는 내국인이 프랑스를 찾을 때 대표적인 관광코스로 삼는 파리 개선문, 피사의 사탑 등을 방문하는 관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충북도의회 사무처가 의원들을 두둔하는 발언인 셈이다.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이번 해외연수에 참석한 도의원들은 위원회 소속 6명 중 더불어민주당 최병윤(음성), 자유한국당 김학철(충주), 박한범(옥천), 박봉순(청주) 등으로 더민주당 1명, 자유한국당 3명 등 4명과 도청 소속 공무원 4명 등 모두 8명이다.

연철흠 의원(청주 강서2, 봉명1·2, 송정·운천·신봉동·더불어민주당)은 불참했고, 이언구 의원(충주·자유한국당)은 인천공항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이들의 행태에 대해 충북도민과 시민단체들 사이에선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충북 시민단체 연대회의는 "폭우로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주택, 도로 침수 피해도 700건에 달해 도민들이 실의에 빠져 있는데 도의원 4명이 해외연수를 떠난 것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고 밝혔다.

연대회는 특히 "이번 외유에 큰 피해를 본 청주 가경, 강서동 지역구 의원까지 참여했다"며 "청주를 포함한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요구한 다음 날 연수를 떠난 것은 언행 불일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소식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공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도 비판 여론을 감안해 입장을 내놨다.

청주 지역에는 22년만에 최악의 물난리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내 시민들은 피해 복구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지만 손길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SNS 등에는 시민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의원들 면면을 보니 뿌리깊은 적폐정당 소속 의원들이다. 도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정치에 나와 도움이 필요한 도민들을 놔둔 채 해외로 떠나는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