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8.22 화 12:56
> 뉴스 > 오피니언
     
평화와 분단극복을 진정 위한다면 대통령도 목숨을 바치겠다는 각오 필요
2017년 07월 11일 (화) 12:24:00 [조회수 : 1219] 노세극 press1@news-plus.co.kr

미사일 한 발이 새국면을 열다

7월 4일 오전 9시 북한이 쏘아올린 미사일 한발이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으며 국면전환과 정세변화를 촉발시키고 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대륙간 탄도로켓 화성 14형이라고 했

   
 

다. 화성 14형은 평안북도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발사되어 39분간 비행한 끝에 동해상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수평으로 비행한 거리는 933km인데 비해 올라간 높이는 2,802km로 두 배 이상 높았다. 폭에 비해 높이가 더 긴 포물선을 그린 것이다. 이는 수직에 가까운 고각 발사를 했기 때문인데 만약 30도의 각도로 했다면 10,000km 이상을 비행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본토의 워싱턴, 뉴욕이나 유럽의 파리나 런던 등이 모두 사정권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지구상 어디든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핵과 더불어 대륙간탄도 미사일 즉 ICBM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을 보유한 나라임을 입증해 보임으로서 향후 북미관계, 남북관계 나아가 동북아정세와 세계정세와 판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북의 입장

대륙간탄도로케트 즉 ICBM을 발사한 북한의 주장을 들어보자. 미사일 발사 후 북한 국방과학원은 공식 논평에서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무기와 함께 세계 그 어느 지역도 타격할 수 있는 최강의 대륙간 탄도 로케트를 보유한 당당한 핵강국”이라며 “ 미국의 핵전쟁 위협 공갈을 근원적으로 종식시키고 조선 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믿음직하게 수호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는 조처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날 시험 발사를 지켜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우리 공화국을 섣불리 건드린다면 사상최대의 재앙을 면치 못할 것이며, 미국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가 우리의 타격권 안에 들어 있다는 현실을 외면·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조선 중앙통신은 보도하고 있다.

7월 6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는 “공화국 역사에 특기할만한 대경사이며 전체 조선 인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발사의 성공을 자축하는 ‘평양시군민연환대회’가 열렸으며 밤에는 청년 학생 근로자와 평양 시민들이 모여 ‘축포 야회’를 하며 군무와 불꽃놀이를 즐기며 경축하였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7일 담화를 통해 화성 14형의 시험 발사는 핵 무력 완성의 최종관문으로서 전쟁 억제효과는 비할 바 없이 커졌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감히 우리를 들이칠 엄두를 내기 힘들게 되었다고 자평하였다. 나아가 미국이 제제하면 할수록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를 계속 보내주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일련의 군사적 조처들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였다.

북측의 이러한 주장과 대중적인 경축행사를 통해서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당당히 맞설 수 있다는 자부심과 동시에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안도감을 표현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왜 하필 7월 4일에 발사를 단행하였을까?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대륙간 탄도로케트 시험 발사 준비 사업이 마감단계 이르렀다고 언급 함으로서 이미 발사는 예정된 것이었다. 사실 언제든 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가 7월 4일을 의도적으로 선택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6월 29-30일 양일간 열린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 하에 전격적으로 단행한 측면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독립기념일이라는 상징적인 날에 발사를 함으로서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북한의 이러한 의도는 먹혀들어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자찬하는 분위기는 쑥 들어갔으며 미국에 주는 충격 또한 만만치 않게 큰 파장을 낳았다. 어떻든 화성 14형 대륙간탄도로케트는 철저히 미국을 겨냥하여 발사한 것임을 읽을 수 있다.

군사 옵션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미국

화성 14형 발사 후 ICBM인가 아닌가 여부를 놓고 유보적 태도를 보인 중국과 ICBM이 아닌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한 러시아에 비해 미국은 국방부와 국무성의 공식 성명을 통해 ICBM임을 인정하였다. 그간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실험과 더불어 ICBM 발사를 넘지 말아야할 금지선 즉 레드라인으로 규정하여 이를 어길 시 초강경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으므로 기정 사실화되자 예상대로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5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 석상에서 “ 우리가 가진 막강한 군사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러나 이러한 군사적 옵션에 대한 언급은 발사 이전에도 있었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그 누구도 취하길 원하지 않는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다양한 옵션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하며 "필요하다면 군사작전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가 취해온 대북정책 기조인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다고 선언한데 따른 것이었다.

또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공동성명에서 지금까지의 '군사적 자제'를 끝낼 수 있음을 경고하였으며 미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대북 군사옵션을 마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하기로 했다고 CNN 방송이 최근 보도하기도 하였다. (연합뉴스 7월 6일자 기사)

그러나 미국이 직접 행동을 하기 보다는 유엔 안보리를 통한 대북제재와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취하도록 압박하는 방향을 취하였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에서는 러시아의 반발로 규탄성명이 채택되지 못했으며 중국을 통한 제재도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안보리나 중국을 통한 고강도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미국 독자제재로 나아갈 것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는데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들을 일괄 제재하는 것)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떻든 미국은 군사 옵션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겠다.

대한민국의 구부러진 잣대

화성 14형 발사 소식을 접하자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청와대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소집하여 핵과 미사일에 집착하는 북한의 무모함과 무책한 도발을 강력 규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이어서 "특히 저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도발을 줄이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군사적 행동을 자제하고 국제적 의무와 규약들을 준수하는 전략적 선택을 촉구한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북한이 이러한 도발을 감행한데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왔다고 자평하고 있는 마당에 돌아온지 며칠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벌어졌으니 실망과 유감을 표명하는 것은 이해할만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한미 정상이 합의한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였는데 자제력을 잃은 것인지 대통령으로서 너무 나간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그럼 국회는 어떤가? 소관 상임위인 국회 국방위원회는 5일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는데 "북한 정권의 지속적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행위가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넘어 분노를 촉발하고 있다"며 "이 같은 도발 행위로 겪게 될 대가는 전적으로 북한 당국이 감당해야 할 책임으로, 종국에는 김정은 정권의 파탄과 영구 소멸까지 초래할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억제하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킬체인(Kill-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 등 한국형 3축 체계를 조속히 확립해 구축하고 첨단전력을 보강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하였으며 이어서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북한이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각종 군사적 도발 행위를 중단·포기할 수 있도록 기존의 제재 조치에 추가해 훨씬 강력하고 실효적인 압박과 제재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으로 정당을 보자. 집권당인 민주당의 입장은 어떤가? 7월 4일과 5일 연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도발을 지속한다면, 상상 그 이상의 압박과 제재를 결단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라든가 ‘한미간 강력한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고, 북한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진보정당이라고 하는 정의당 조차도 “명백하게 국제사회를 향한 강력한 위협이자 협박이다‘라며 ’무력으로 타국을 위협해서 체제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것은 헛된 망상일 뿐이다"며 비난에 가세했다.

언론의 논조는 어떤가?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이야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지만 진보언론으로 평가 받는 한겨레신문도 7월 4일자 ‘대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북한의 무모한 미사일 발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은 지금이라도 핵과 미사일이 북한을 보호한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 비핵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라며 비판했다.
경향신문의 7월 4일자 사설은 비난 수위가 더 높았다. ‘기어코 장거리 미사일로 세계를 향해 도발한 북한’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핵과 미사일은 결코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6차 핵실험 및 ICBM 발사는 일종의 한계선(레드라인)이다. 북한이 이를 넘어설 경우 제재와 압박의 강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인다는 공감대가 국제사회에 형성돼 있다. 북한은 ICBM 발사로 체제의 성공이 아니라 체제 위협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열어 대화를 통한 북핵 접근 방식에 공감한 직후 이뤄졌다. 웃는 낯에 침을 뱉은 격이다’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이렇듯 각 입장을 장황하게 직접 인용한 이유는 북한을 비난하는 우리의 모습에 문제는 없는지 스스로 성찰하고 점검해보고자 함이다. 앞서도 거론했지만 북한의 이번 화성 14형 시험 발사는 종심이 짧은 한반도의 남쪽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대륙 저너머에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 보다 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핵도 그렇지만 ICBM 관련하여서도 미국은 캘리포니아에서 남태평양을 향해 수시로 발사하고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북한을 겨냥하여 만들었다고 하는 ICBM인 미니트맨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하여 30분이면 평양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은 이 미니트맨을 올 들어 세차례나 발사했다. 북한 입장에서 본다면 그대로 앉아 있다가는 맞아 죽을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자국의 주권과 안보를 지키려고 하는 정상국가라면 당연히 적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ICBM 아니 더한 것도 개발하려고 할 것이다. 북한 핵도 그렇지만 북의 ICBM도 원인제공자는 미국이다. 북한을 비난하려면 적어도 같은 맥락에서 미국도 비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북한의 군사시설이 지하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여 지하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수퍼 폭탄을 개발하여 실험을 거듭하며 성능과 위력을 높이고 있다.
이름하여 모든 폭탄의 아버지라고 하는 수퍼 벙커버스터이다. 이렇듯 미국은 북한을 파괴하기 위해 갖가지 무기를 개발하여 실험을 거듭하고 있으며 속속 새로운 무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런 미국의 군사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북한의 군사 행동은 평화를 해치고 역내 국제 질서를 뒤흔드는 도발적 행동으로 규탄하고 비난한다면 이게 공정한 언사인가? 이야말로 구부러진 잣대가 아닌가?

미국은 주한 미군이 주둔하고 있음에도 이것도 부족한지 북한의 위협을 구실로 걸핏하면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을 한반도 해역으로 보내고 있으며 최근에도 극강의 병기라고 하는 B-1B 랜서라고 하는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출동하였다. 그 때마다 북한에선 온 나라가 긴장해서 대응태세에 들어가지만 대한민국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일상을 즐기고 있다. 그런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은 참 고마운 나라이다. 그러나 이래 가지고는 한반도의 평화도 통일도 요원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주도권’을 미국으로부터 가져왔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런 말이 성립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주도권 운운하기 전에 미국의 장단에 춤추고 나발 부는 것이나 정도껏 했으면 좋겠다. 대한미국이 되고 싶으면 계속 이 기조로 가면 되겠지만 .....

ICBM에 대해서 사족 하나 덧붙인다면, 러시아는 ICBM 선진국으로 다양한 기종을 가지고 있다. 올해 초 사드도 뚫는다는 토플 M 미사일 발사 실험에 성공해 미국과 창과 방패의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올 1월에 사정거리 1만 5천km의 둥펑(東風)이라는 ICBM 발사에 성공하여 미국 본토가 전부 사정권에 들어 있음을 과시했다.
우리는 북한 ICBM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ICBM에 의해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주한미군과 사드가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 소 냉전이 한창일 때 소련의 극동 미사일이 주한 미군의 군사 시설을 정조준하고 있었다는 엄연한 사실을 상기하자. 인도도 작년 말에 두 번에 걸쳐 ICBM 발사를 했다. 그럼에도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했다는 소리는 없다. 이스라엘도 ICBM 보유국가다. 국제평화와 세계평화를 들며 북한 미사일을 비난하는 인사들에게 참고하시라고 객쩍은 소리 한번 해보았다.
 

제재의 끝 - 전쟁, 그렇다면 전쟁의 끝은?

화성 14형의 ICBM 발사 후 텔레비전에서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하는 대담 프로그램을 들어보니 천편일률적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였다느니 압박과 제제를 해야 한다느니 국제공조를 해야 한다느니 비핵화를 해야 한다느니 하며 미국 국무성이나 국방성이 할 소리들을 똑같이 하고 있었다.

까놓고 이야기해보자. 남에서 북을 제재할 수단이나 방법이 있는가? 정치 군사 경제 어느 분야에서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명박근혜 잃어버린 9년 동안 이미 남북관계는 파탄나고 단절된 마당에 뭘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남측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미국과 중국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중국은 사드 때문에 어깃장이 나 있어서 기대할 게 없고 오로지 미국이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인 오바마의 대북정책 기조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이다. 전략적 인내, 말은 고상하지만 사실상 현상유지정책이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에 통일정부가 들어서는 것 보다는 분단된 상태로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익이다. 분단된 채로 있어야 동북아지역의 강력한 군사거점인 주한 미군을 계속 주둔시켜 패권을 유지할 수 있고 말 잘 듣는 남한 정부를 통해 무기도 팔아먹을 수 있고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전략적 인내정책은 북한의 핵 무력이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이런 사실을 목도한 트럼프는 전략적 인내 정책은 실패했고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렇다면 비전략적 인내정책이 나와야 하지만 아직 새로운 대북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고강도 압박과 제제를 논하고 있지만 오바바 시절에도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는 강도 높게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이렇다할 뾰족한 방안이 없다. 고작 세컨더리 보이콧 정도를 거론할 뿐이다. 그러나 그 정도 가지고는 북을 결정적으로 타격할 수 없기에 군사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그 일환으로 북핵 시설에 대한 ‘외과 수술적 정밀타격론’(surgical strike), 김정은 위원장을 제거하는 ‘참수작전’ 등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전면적인 전쟁으로 치닫는 길이다. 국가 주요 핵심시설이나 지도자를 군사 공격하였다고 하자. 이것은 곧 전쟁의 개시이며 전쟁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조치이다.

그런데 북한은 이라크나 리비아, 시리아가 아니다. 군사적으로 100배 이상 강하다고 봐야 한다. 미국을 철천지 원수로 적개심에 불타 있는데다 핵과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으며 핵전쟁에 대비해 왔다. 아무리 핵과 미사일을 날린다 해도 결국 지상전을 벌여야 한다. 산악이 많은 지형조건에다 사상적으로 무장된 인민들이 있고 잘 훈련된 군인들로 인해서 쉽지 않은 전쟁이 될 것이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군사와 무기를 동원한다 해도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에 반해서 북한의 핵 폭탄이 북한제 ICBM에 실려서 미국 본토의 대도시에 한 두발 떨어진다고 가정해 보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가정이다.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다. 트럼프 정권은 끝장나고 미국의 패권은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핵무기 보다 더 큰 피해를 준다고 하는 EMP탄(electromagnetic pulse bomb)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도 엄청난 피해를 입겠지만 미국 역시도 궤멸적 타격을 입게 된다.

북미 간의 전쟁은 확전의 개연성이 아주 높다. 그렇다면 세계 대전으로 비화하게 되고 이는 인류의 대재앙이 될 것이며 지구의 멸망을 초래하는 파국적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같은 사람이라 해도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할 수 있을 까? 적어도 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군사적 옵션을 선택지에 올려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전쟁의 끝은 공멸이다.
 
평화만이 살길이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댓글들을 보노라면 어린애 철부지도 아니고 한심한 글들로 도배되어 기가 찰 노릇이다. 평양에 핵 폭탄을 떨어뜨려야 한다든지 김정은 목을 따야 한다든지 말도 안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컴퓨터 게임을 한 세대들이어서 그런지 전쟁을 게임하듯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북한에 핵폭탄을 떨어뜨리면 남쪽에도 방사능 낙진 피해가 올 것인데 그런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남과 북이 전쟁이 났을 때 누가 더 피해를 볼까? 남쪽이 좁은 국토에 인구가 더 많이 살고 있는데 대부분 도시에 몰려 살고 있다. 그것도 휴전선에 인접한 서울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다. 이런 실정을 감안한다면 남쪽이 더 큰 피해를 볼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지난 6일 뉴욕 타임스(NYT)는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노틸러스연구소의 2012년 보고서를 토대로 북한이 서울과 수도권의 군사시설을 향해 자주포 방사포 등 재래식 무기로 공격을 할 경우 한 번의 일제사격으로 3,000여 명, 민간인을 겨냥한다면 3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올 수 있으며 첫날 하루 동안 6만 명의 사망자가 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무기 체계가 너무도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최악의 전쟁으로 갈 가능성이 있으며 얼마나 참혹한 결과가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전쟁이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도 전쟁만은 막아야 하며 대화와 협상의 기조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좀 더 당당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 화성 14형의 발 사 후 대북 경고용으로 지난 5일 한미연합사 최초로 탄도미사일 사격 등 무력시위를 먼저 제안해 실시하는 등의 강경 조치 등을 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대화 기조를 이어 간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만약 박근혜가 계속 대통령 자리에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반북 대결기조와 북한의 붕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나머지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관계를 파탄냈던 박근혜가 권좌에 있었다면 전쟁 위기설이 돌았던 지난 4월을 순조롭게 넘기기 힘들었을 것이다. 북한과 강대 강으로 대치하여 상황을 증폭시켜 전쟁이 나거나 더욱 심각한 상황이 초래되었을 개연성이 높았다고 할 수 있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박근혜를 탄핵하고 감옥으로 보내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가! 새삼 말할 것도 없지만 촛불은 쓰러진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고 민족을 전쟁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은 G 20회의 참석차 간 독일에서 쾨르버 재단 초청으로 연설을 하였다. 이른 바 베를린 평화구상, 그 내용을 보면 앞으로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전반적인 기조와 방향을 담고 있다. 그 내용은 첫째 오직 평화만을 추구하겠으며 이를 위해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으로 돌아가겠다는 것,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 인위적인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며 쌍방이 공존공영하면서 민족공동체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으로서 통일을 본다는 것 등을 밝혔다. 둘째,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겠다는 것,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북한의 안보·경제적 우려 해소, 북미관계 및 북일관계 개선 등 한반도와 동북아의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것, 셋째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 북핵문제와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다는 것, 넷째, 한반도에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리겠다는 것, 군사분계선으로 단절된 남북을 경제벨트로 새롭게 잇고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공동체를 이룰 것이며 이를 위해 남북철도를 연결하고 남북 가스관을 연결하겠다는 것, 다섯째, 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일관성을 갖고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 그리고 구체적인 정책과제로 10월4일 이산가족 상봉 및 성묘, 평창 겨울올림픽의 북한 참가, 7월 27일 휴전협정 64주년이 되는 날을 기해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단, 남북대화 재개, 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하겠다는 것 등을 제시했다.

여기서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일부분 북한의 요구 사항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6.15 선언과 10.4 선언의 이행은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한 것인데 이를 휴지조각으로 만든 것은 이명박근혜 정권이었다. 이를 이행하겠다고 한 것은 북한에 좋은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또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맺자고 한 것인데 이 역시도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남측이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닌데 이를 담보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북한이 끊임없이 평화협정을 맺자고 주장하였음에도 이를 묵살한 것은 미국이었다. 결국 북미간의 문제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주장을 하고 관철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정책 방향을 바꾼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미국과 남측이 말끝마다 앞세우는 북한 비핵화도 94년 북미 간에 맺은 제네바 합의를 미국이 파기하였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북한을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에 비해 전향적으로 남북관계의 발전을 이루려고 한다는 점은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제안을 하고 잘 해보자는 제안과 동시에 미국도 설득하는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에게 북한과 종전 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으라고 제안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런데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한미일 3국의 정상이 회담을 공동성명을 채택하였다. 언론 보도를 보면 3국 정상은 "북한의 위협에 함께 대응하고 3국 공동의 목표인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평화적 방법으로 달성하기 위해 공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으며 "북한이 태도를 바꿔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대화로 복귀하도록 최대한의 압박을 지속해서 가해 나가는 데 협력하자"고 약속했다. 또한 북한이 자신들의 행위로 인해 스스로에게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도록 추가 제재를 포함한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조속히 채택하기로 하였으며 "국제사회가 신속하고 철저하게 모든 안보리 결의를 이행해 나갈 것과 북한과의 경제적 관계를 축소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과히 한미일 3각 동맹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날 시차를 달리하여 한 곳에서는 북한에 대해 평화와 번영으로 가자며 메시지를 던지고 다른 곳에서는 미국 일본과 함께 북한을 옥죄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진정 평화와 분단 극복을 위한다면 대통령도 목숨 내놓을 각오 있어야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할 대목이 있다. 남북의 소중한 합의들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거나 깨져서도 안 된다며 모든 남북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승돼야 하는 한반도의 기본자산임을 분명히 하겠다고 하였다. 이를 위해 남북 합의의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사실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에 있어서 북측은 일관성이 있는 측면이 있는데 남측은 정권 입맛에 따라 달리 나타났다. 이런 혼란을 피하기 위해 남북 간에 맺는 협약나 선언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도록 국회 인준을 거쳐 법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오늘 남북관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비롯해서 여러 문제가 얽히고설킨 실타래처럼 아주 복잡하게 보여 고차 방정식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로 보이지만 본질을 들여다보면 이미 해법은 나와 있고 푸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과 동북아 정책이 바뀌면 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려면 극한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북미관계에서 중재자가 되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미국 편에 서서 북한과 적대하지 말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 서서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다. 진영 논리와 이데올로기적 입장에 서지 않고 진정으로 민족적 입장을 견지한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

대한민국에는 분단에 기생하는 기득권세력이 너무도 강력하다. 정치인, 관료, 군인, 재벌, 언론, 학계, 심지어 서북청년단의 계보를 잇는 폭력집단들까지 널리 포진돼 있다. ‘반김 반핵’을 외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드는 것이 애국으로 둔갑하는 도치된 현실에서 이에 맞서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미국 CIA가 대한민국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현실에서 미국에게 바른말을 하는 것은 미국에게 도전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분단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용기와 지혜 그리고 목숨을 바치겠다는 각오와 헌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를 거는 것은 단순히 대통령이 이어서가 아니라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 힘으로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풀어갈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615선언을 이행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1항으로부터 출발했으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행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십분 이해하고 있다. 자신의 운명을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라고 타고난 운명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한반도의 통일과 동북아의 평화의 초석을 쌓는 위대한 여졍이 되길 빌어마지 않는다.

노세극<안산 416 상임공동대표 / 본지 객원 칼럼니스트>

     관련기사
· 전쟁이냐 평화냐 긴박한 조선반도, 북미대화 시급하다
노세극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플러스(http://www.news-plu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자주국방을 내팽개친 문정부

새정부에서는 고향으로 돌아가 그리

되지도 않는 단독 해놓고 잘난척하

그래서 7:1은?

야이 ㅁ씨발 미친병신들아 이게 무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광고문의 | 불편신고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서초구 효령로 77길 34 현대골든텔, 14층 05호 | Tel 02-922-4011 | Fax 02-3274-0964
등록번호 서울아 01179 | 등록날짜 2010년 3월 23일 | 발행인 이철원 | 편집인 : 권혁철 | 청소년보호 책임자 이철원
Copyright 2010 뉴스플러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news-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