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은 22일 김정남 암살 용의자 가운데 대사관 직원과 항공사 직원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남 피살 사건의 용의자 가운데 조선 국적의 남성 2명이 새로 확인됐다며 "1명은 외교관, 다른 1명은 항공사 직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1명은 2등 서기관 현광성(44)이고 1명은 고려항공 소속 김욱일(37)이라고 소개하고 현재 말레이시아이 체류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카르 경찰청장은 김정남을 공격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이 독성물질을 맨손에 묻혀 얼굴에 문질렀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2명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진만 공개했던 인물이다.

경찰은 "이들이 관련돼 있다는 근거가 있다"고 강조하며 "조선대사관에 이들의 면담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검거된 용의자는 도안티 후앙(베트남), 시티 아이샤(인도네시아), 무하마드 파리드 빈 잘라루딘(말레이시아), 리정철(조선) 등 4명이다.

사건 당일 말레이시아를 떠나 평양에 도착한 조선 국적 4명 외에 이번에 조선 국적 2명이 새로 파악되면서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모두 10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조선이 관련됐다는 증거, 특히 당국이 관련돼 있다는 징후는 파악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대사관 직원 연루 정황을 파악했다며 대사관 개입설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따라 김정남 암살 사건과 조선 당국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밝혀낼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칼리드 청장은 "용의자 2명에 대해 인터뷰(면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외교관은 면책특권상 강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일단 쉽지 않다.

경찰은 범행 수법에 대해서도 처음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칼리드 청장은 도안 티 흐엉(27. 베트남)과 시티 아이샤(25. 인도네시아)가 맨 손(bare hands)으로 독극물을 김정남의 얼굴에 문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은 남성 용의자가 아이샤와 효엉에게 차레로 손에 액체를 발라줬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CCTV 등을 근거로 두 여성이 독극물을 묻힌 천이나 장갑, 또는 스프레이를 분사했을 것으로 추정돼왔다.

칼리드는 CCTV를 보면 이들이 두 손을 들고 화장실쪽으로 가고 있었다며, 이들이 독성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빨리 손을 씻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흐엉 등 용의자는 장난, 몰래카메라로 인식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대해 경찰은 단순히 '장난'이나 '몰래카메라'라고 생각해 범행에 동참했다는 여성들의 주장은 전혀 말이 안된다고 일축했다.

경찰은 김한솔의 입국은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김정남에 대한 유전자 확인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친족에게 시신을 확인 후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은 말레이시아에 입국하지 않으면서 시신의 신원은 아직까지 공식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현지 언론등에 보도된 김한솔 입국설과 관련 "김한솔은 입국하지 않았다"고 공식 밝혔다.

경찰은 김한솔이 말레이시아에 입국할 경우 안전이 보장될 것이라며 입국을 요청했다.

현재 시신은 말레이시아 병원에 안치된 상황이다. 경찰은 숨진 남성이 김철로 된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대사관 측도 시신이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라고 밝히고 말레이시아의 수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공동으로 수사할 것을 제안한 상태다.

칼리드 청장은 공동수사 제안에 대해 "공동수사를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