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설과 관련 정부 당국은 피살된 남성이 김정남이 맞다고 15일 김정남 피살을 공식 확인했다.  

현지 경찰은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한국계 여성(북한 여성 추정) 2명이 김정은을 피습하고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고 14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14일 오전 국회 정보위에서 피습설이 제기됐다. 국민의당은 이날 심야 대책회의를 통해 "오전에 정보위에서 우리 당 의원이 피습설이 있다는데 아느냐고 묻자 당국은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은 김정남 피살과 관련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한국계 여성 2명이 13일 김정남을 살해한 뒤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고 전하고 용의자로 보이는 여성의 사진을 공개했다. 현지 경찰은 15일 시신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정부당국에서는 김정남 피살을 확인하고 북한 정찰총국의 범행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 TV조선>

국내에 처음 일반에 알려진 것은 TV조선을 통해서다. 이어 YTN과 KBS 등이 수시로 자세하게 전하면서 북한 측 소행에 무게를 두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에 국내 보수언론들은 이미 결론은 알기라도 하는 듯 꿰맞춰 가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사인을 밝히기 위해 현재 병원에서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지 경찰은 조선의 김철이란 명의로 여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말레이시아 주재 조선 대사관은 시신 인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의 한 매체는 공항 CCTV에 찍힌 용의자로 추정되는 여성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여성은 흰 티셔츠와 치마를 입고 있으며 키가 큰 20대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시신 부검을 마치고 조선대사관으로 인도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에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피살 원인을 놓고 왜 이 시점에 사건이 발생했는 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언론과 당국에서는 김정은 지시로 고도의 정예훈련을 받은 정찰총국 주도의 여간첩 소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조선에서 권력구도 승계가 완료된 상태에서 김정남을 제거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조선은 수년 이상 그의 복잡한 여자관계와 방탕한 생활, 사업 실패와 사기, 위조여권 사용 등 로얄패밀리로서 체면과 품위가 손상되는 물의를 빚기도 했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묵인해왔다.

조선 측 입장에서 골치아픈 존재일 수도 있지만 수뇌부에서는 김 전 국방위원장의 혈연에 대해 어떻게 할 수 없는 혈연의 정이 크게 작용해 소환하지도 않고 묵인해왔다는 게 대북전문가의 분석이다.

김정은이 그만큼 김정남을 독살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북측 소행으로 모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북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정은이 국방위 제1위원장에서 지난해 노동당대회에서 국무위원장에 선출되면서 행정수반에 오른 상태로 북한 지도부는 이미 안정된 상태"라며 "정적 관계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선에서는 누구라도 노동당원이 되어야만 정치적 지위가 확보되는데 김정남은 해외에서 체류하면서 노동당 당원이 되지도 않았고 후계자 수업을 받은 적도, 받을 수도 없는상황인데 평양에서 김정남을 제거 대상으로 삼을 이유도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굳이 제거를 해야할 이유가 있다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존 당시 후계구도가 정해지지 않았을 때였겠지만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 시절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박 대통령에게 김정은을 소개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박근혜 당시 의원에게 "내가 죽은 뒤에도 정은이와 잘 지내시라"고 부탁했고 당시 후계구도를 정한 상황이었다. 국내 일각의 주장과 달리 후계 승계과정에서 김정은과 김정남 사이에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고모부인 장성택과 그 측근들의 부패가 심각하고 김정은이 나이가 들때까지 후견인으로 자신이 섭정하겠다는 뜻을 품고 있던 사실이 보위부에 적발돼 법정에서 사형이 언도됐지만 김정은은 마지막 순간까지 형 집행 서명을 주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로부터 강한 서명 요구를 받고서야 서명할 만큼 인간적 갈등을 했다는 것이다.

장성택 처형 직후 공식석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였던 기운빠진 듯한 모습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정보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김정남 피살이 김정은 지시에 의한 정예요원들을 동원해 독살 시도를 했을 것으로 기정사실로 몰아가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일본 언론 일각에서는 김정은 지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과잉 충성 경쟁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시점에 피살이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에서 안보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측이 무모한 시도를 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김정은 정권은 예측하기 어려운 성격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유력언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성격에 대해 치밀하게 계산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오히려 최순실 게이트와 박 대통령 탄핵심판 등 국내 정치상황에 주목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현 정치상황을 탈출하기 위한 국면전환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정원은 그동안 김정남을 줄곧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정권은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고 3월초 탄핵심판과 최순실 게이트로 최대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말레이시아에는 남북한 모두 대사관을 두고 있다. 정부당국은 현지와 긴밀한 협력 아래 정확한 상황 파악을 하고 있다.

또 미국 CIA의 아시아 본부도 쿠알라룸푸르에 소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사건전개에 있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시신 부검과 수사를 통해 용의자 확보와 조사를 통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