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18일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판사는 19일 오전 5시쯤 영장을 기각했다.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뇌물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루어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날 영장 기각까지 영장실질심사가 시작된 지 18시간을 넘겨서야 나왔다. 중요 사건의 경우 보통 밤 12시 전후 영정 발부 여부가 결정되는 것괴 비교해 장고한 것이다.                                        

특검은 앞서 지난 16일 430억원대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18일 법원에서 구속전 피의자심문을 실시했다. 

특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가 달린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찬성 등 박 대통령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씨 일가에 43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가 적용됐다.

삼성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설립을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했다. 또 최씨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 전신)와 213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고, 최씨 주도로 설립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에 약 16억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특검은 이 같은 지원을 통한 수혜자는 이 부회장으로 보고 이 모든 것을 이 부 회장이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코레스포츠와 약속한 돈 중 이미 집행된 78억원, 영재센터 후원금 16억원은 회사 공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횡령 혐의도 적용했다. 

이와함께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특검수사는 차질이 예상된다 .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적용에 대해 압박하던 특검이 박 대통령 수사에 장애가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