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광고회사 포레카 강탈과 KT 임원 인사와 광고대행사 지정까지 지시하며 개입한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은 27일(일)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송성각 한국컨텐츠진흥원장을 구속기소하고 재판에 회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과 함께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 등 범행 전반에 개입한 공범으로 적시된데 이어 차은택, 송성각 두사람의 광고회사 강탈 과정에도 공범으로 적시됐다.

검찰 수사 결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최고 정점인 몸통으로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검찰이 확인한 것이다.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중앙지검장)는 27일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5명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재판에 넘겼다. 특별수사본부는 박 대통령이 KT 인사에 개입한 공범 관계에 있다.

차 단장에게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강요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상 뇌물 및 사전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또 김영수 포레카 대표이사,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의 대표이사, 김 모 모스코스의 사내이사는 강요미수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KT에 인사압력을 넣고, 최씨와 차 전 단장이 설립한 광고대행사가 계약을 수주하도록 공모했다.

차은택씨가 최씨에게 측근을 추천하면,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을 통해 기업에 압력을 넣는 방식으로 KT에 대한 인사개입이 이뤄졌다.

차씨는 2015년 1월경부터 같은 해 7월경까지 사이에 최씨에게 대기업 채용 대상자로 지인인 이모씨를, 김영수 대표는 배우자인 신모씨를 각각 추천했다.

이를 보고받은 박 대통령은 10월 안 전 수석에게 "이 씨라는 홍보전문가가가 있으니 채용될 수 있도록 KT 황창규 회장에게 연락하고, 신씨도 이씨와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지시를 그대로 KT 황창규 회장에게 전달했고 황 회장은 청와대 압박에 대해 그대로 응했다.

이후 안 전 수석은 올해 2월께 박 대통령으로부터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고, 그 무렵 황 회장과 이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VIP 관심사항이다.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가 정부 일을 많이 하니 KT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해 달라" 취지로 요구했다.

◇광고회사 포레카 강탈 시도 = 차은택 씨와 최순실 씨는 2015년 1월에는 광고대행사 포레카 지분을 강제로 넘겨받기로 마음먹고 범행에 착수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두 사람은 서로 소개를 받은지 8개월 만에 범행을 공모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박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포레카 인수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협박하라고 지시했는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보기에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성사되면 확인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박 대통령은 최씨가 차 전 단장이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하기로 공모한 지 한달만에 개입했다.

박 대통령은 2015년 2월17일 안 전 수석에게 "포레카가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포레카 김영수 대표를 통해 매각절차를 살펴보라"고 주문했다.

이에 안 전 수석은 권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포레카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데 모스코스가 포레카를 인수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3월초에 포레카의 김 대표에게도 이같은 압박을 넣었다.

이외에도 차 전 단장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문화행사'를 진행하면서 행사용역 중 일부인 영상물제작 부분을 자신이 차명으로 운영중인 엔박스에디트에 맡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차씨는 광고제작사 아프리카픽쳐스 대표이사를 지내면서 배우자인 오모씨를 직원으로 허위로 올리고 10여동안 총 6억4616만2398원의 급여와 상여금 등을 타낸 혐의도 받고 있다.

차씨는 광고제작업체 머큐리포스트 임원으로 재직하던 송 전 원장에게 "최근 내가 추천한 분들이 중요한 자리에 모두 임명되었다"며 "차관급인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으로 추천하면 임명될 것 같은데 의향이 있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송 전 원장은 원장 공모절차가 개시되기 이전인 2014년 11월께 청와대 등의 인사검증 절차를 거쳐 이미 원장으로 내정됐고, 같은 해 12월23일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송 원장은 머큐리포스트 측에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영업에 도움을 줄 테니, 계속 법인카드를 사용하게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차씨가 송 전 원장 등의 인사개입을 한 혐의에 대해서 추가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