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조사 중인 검찰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이 대기업에서 800억원에 가까운 모금을 하는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이 꼼꼼하게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중앙지검장)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구속)으로부터 “미르·K스포츠 재단의 대기업 모금을 박근혜 대통령이 세세하게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도 임박해지고 있다.

검찰은 9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50)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50)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로써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며 박 대통령의 최측근 3인방에 대해 수사가 본격화됐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의 774억원을 모금하게 된 이유에 대해 " ‘VIP(박 대통령)’의 세부적인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수석이 배신자와 대통령 보호라는 사이에서 갈등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 사법기관의 판단을 기다리는 입장이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아직까지 기업모금에 대해 불법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최순실씨도 알지 못한다고 최씨와 관련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등 전·현직 청와대 실무진 4명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6일 구속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을 구속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과 20년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인물로 문건 유출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은 greatPARK 이라는 아이디를 공유하며 최순실씨에게 문건전달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안 전 비서관은 최씨가 청와대 관저를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자신의 차량을 제공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8일에 이어 9일 돈을 낸 대기업 중 박 대통령과 총수가 별도로 만난 대기업 관게자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SK와 한화, CJ, 포스코, 현대차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돈을 내게 된 경우에 대해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