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이를 막는 청와대에 막혀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검찰은 청와대 내에서 청와대 직원들과 7시간의 대치끝에 철수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9일(토)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부속실 비서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이날 오후 2시부터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안 정책조정수석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 모금 연루 의혹을 받고 있고 정호성 비서관은 최순실씨에 대통령보고자료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청와대 부속 건물에 대기하면서 영장에 적시된 자료를 요구했고, 청와대 측에서 자료를 갖다 주면 검토하는 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청와대는 오후 7시쯤 검찰에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영장집행을 하려는 검찰과 청와대가 대치상황이 발생했다.

청와대는 검찰이 요청한 자료에 대해 기밀 자료라는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의혹을 밝혀줄 핵심자료는 제출하지 않고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은 "일부 제출받은 자료는 별 의미가 없는 자료"라며 "청와대가 자료를 제대로 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청와대의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서 제출에 수긍할 수 없다며 반발하다 2시간여의 대치 끝에 저녁 9시쯤 현장 철수를 결정했다.
검찰은 내일 오전중 다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재시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는 별도로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자택과 정호성 비서관 자택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김한수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 7명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검찰은 전경련과 미르, K스포츠재단과 최순실씨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정부세종청사 문화관광부에 대해 미르재단 설립 특혜 의혹과 관련 담당 국장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다.

한편 청와대 압수수색은 지난 2012년 처음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특검 때 진행됐다.

당시 이광범 특별검사는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제 3의 장소에서 자료를 제출받는 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팀은 이후 청와대가 제출한 자료가 미진하다며 영장 강제집행을 검토했지만 청와대가 거부하면서 불발에 그쳤다.

당시 청와대는 군사상 비밀과 관련된 장소이거나 공무원의 직무상 비밀에 관한 것일 경우, 소속 기관의 승낙없이 압수하지 못한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을 들어 영장강제집행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