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살수차의 물대포 발사에 피격돼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메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딸 백민주화씨가 17일(현지시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농민생존권 보장, 농촌경제 파탄'을 알리려 농촌에서 어려운 걸을해 해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가 정권의 안위를 위해 동원된 국가폭력에 쓰러진 백씨의 사연이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알려진 순간이었다.

백남기 농민은 2015년 11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뒤 평화행진에 나섰다가 경찰 차벽과 살수차를 동원한 경찰의 직격 물대포에 피격돼 아스팔트 바닥에 나동그라진 뒤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많은 이들이 기적을 바라며 그의 생환을 기다리고 있지만 정권은 한차례도 사과하지 않았다.

박근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백남기 농민이 있는 서울대 병원까지 행차했지만 김 전 대통령의 운구차가 떠난 뒤 발길을 돌렸다.

혹시나 했던 시민들의 한가닥 소망을 저버린 채 박근혜는 자신의 처소로 돌아갔고 그의 한사람의 생명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비정함에 유족들과 시민들을 실망케 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비판은 더욱 커져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사건 이후 50% 이하로 떨어지며 곤두박질해 30% 초반을 턱걸이 왜 맴돌고 있다.

결국 한국 정부의 집회시위자유 및 인권과 민주주의 수준이 국제기구에 올라간 것이다.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박근혜 정권의 폭력성이 백남기 농민의 자녀인 백민주화씨에 의해 국제사회에 낱낱이 공개되면서 박근혜 외교행보마저 허울로 드러나게 됨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열린 제32차 유엔인권이사회는 그야말로 한국에 대한 특집이었다.

마이나 키아이 유엔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 당사국 정부, 국가인권위, 시민단체가 순서대로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정부 발언이 끝난 뒤 시민단체 순서에서 발언에 나선 "나는 69세 농민 백남기의 딸”이라고 소개한 뒤 "한국 정부는 시위를 집회가 아닌 범죄로 규정하여 임의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씨는 이어 "정부는 집회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으며 500명 이상의 집회 참가자들을 체포했거나 소환장을 발부했다"며 "경찰은 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백대의 버스와 수천 명의 경찰을 동원해 주요도로를 막았고 시위대에 캡사이신 등 유해물질이 섞인 물대포를 쏘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백씨는 백남기 농민의 중태와 관련 "(정부는) 어떤 사과도, 수사기관의 조사도, 정의도 없었다:며 수사기관의 부정의한 실태에 대해서도 알렸다.

당국이 반년이 넘도록 고소 사건에 대해 기초적인 수사조차 제자리 걸음에 있다는 지적도 했다.

백씨는 "한국정부는 정밀한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7개월 동안, 고소인인 나의 언니를 한번 소환했을 뿐"이라며 "사람이 누군가를 쳤다면, 당연히 사과하고 자기가 한 잘못을 고치기 위한 모든 일을 할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2분간의 발언이 끝나자 "5초만 허락해달라"며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살수차에 의한 물대포 피격 장면 사진을 5초간 들어보였다.

한국 정부는 이날 7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검찰이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유대종 국제기구국장은 "우리의 법률이 국제 인권기준에 부합하도록 한국 정부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며 "특별보고관의 권고에 따라 올해 2월 집시법을 개정해 한 장소에 두 개 이상의 집회가 열릴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유 국장은 "경찰은 2015년 (집회에서) 폭력이 발생했을 때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물대포를 4번만 사용했다"며 "백남기 씨의 경우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 합법적 참가자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씨의 발언으로 정부 당국이 충분한 조사를 했다고 발표한 것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정부 당국의 국제사회 보고가 거짓말이었음을 만천하에 알려짐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박근혜 정권의 신뢰도는 더욱 추락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