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수소탄 1차 시험 대북 제재와 관련 미국과 중국 외교수장이 만났다.

대북제재 수위를 매듭짓기 위해 중국을 찾은 케리 미 국무장관은 27일 중국 외교부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강력하고 포괄적인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한 담판을 시도했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엔 대북제재 필요성에는 합의했지만 제재 수위에 대해서는 결론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국무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5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담을 갖고 설득에 나섰지만, 중국은 제재보다는 대화를 강조했다.

이날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라면서 고강도 제재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케리 장관은 그러면서 "미국은 이 지역 내 동맹국에 대한 안보 공약을 지키고 미국민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에는 북·중 교역도 포함된다며 미국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특별한 능력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북핵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대화와 협상"이라며 "제재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 금지와 북한산 광물 수입 금지, 북한 민항기의 영공 진입 금지 등 강력한 대북제재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관련 케리 장관은 회담 직후 대북 제재 결의안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구체적 조치에 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재 수위를 놓고 상당한 견해차가 있었다는 시인이다.

이에따라 국제 사회의 공조를 통한 고강도 대북 제재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대북제재에 중국의 적극 참여가 필수인데 남한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 압박에 중국은 반발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는 이날 "대북제재를 놓고 한국이 중국에 지나치게 고집을 피워서는 안 된다"며 "특히 사드 미사일 배치로 중국을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북핵 문제는 미국 책임이라며 "미국의 제재 방안을 중국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숭샤오쥔 중국 군사평론가는 "'전략적 인내'라며 질질 끌다 선거에서 표를 잃는 호된 공격을 받게 되니까 케리 장관이 국내의 질책을 중국으로 돌리려고 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중국은 무엇보다 미국 주도의 한·미·일 3각 안보체제 틀 내에서 진행되는 3국 공조의 고강도 대북제재 공조에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타인에게 함부로 이래라저래라, 이러쿵저러쿵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말은 도리에 어긋나고 건설적이지도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도 강력한 대북 제재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에따라 현재로썬 UN 안보리에서 조기에 강력한 대북 제재안을 도출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환구시보는 한국 내 사드 배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과 관련 "제재는 마땅히 견지해야 하지만, 조선 민생을 타격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중국의 대북제재에 관한 문제에서 한국은 너무 '제멋대로'여선 안된다"고 수위높은 비판입장을 보였다.

또 "한국의 사드 배치는 중국의 안전이익을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며 "서울이 정말로 그렇게 한다면 중한 간 신뢰가 엄중한 손상을 입게 될 것이고 한국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함께 "북핵 문제의 본질은 북미 대결이다. 조선은 잘못된 방식으로 미국의 부당한 군사적 합력에 저항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국제여론을 움직여 북핵 문제 돌파의 관건이 중국이 손을 쓰느냐 마느냐에 달려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작성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초안에 대북 원유수출 금지, 북한 민항기의 영공 진입 금지, 중국의 북한물품 수입금지 조치 등이 담겨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대북경제를 겨냥한 그런 '융단 폭격'은 조선의 민생을 무겁게 타격하고 거의 조선을 사지로 내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입장이 분명하게 확인된 만큼 우리 정부도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박근혜 정권 들어 한-중 관계를 긴밀하게 하면서 미국 조야에서 중국경사론을 감수했지만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한 내 사드 배치를 거론하면서 중국에 압박 효과보다는 오히려 불편한 심기만 건드린 꼴이 됐기 때문이다.

군사 외교적으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박근혜 정권이 중국의 역할을 끌어내 실효적 대북 제재를 할 수 있는 외교 역량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외교가에서는 6자회담 관련국 간에서 고립에 빠져들어 자칫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조선의 1차 수소탄 시험에 대해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국들은 지난해부터 수소탄 실험 가능성을 인지, 대비하고 실험 직후에는 규모 파악과 방사능 수집 등에 나서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변국 상황과 달리 우리 정부와  국정원은 사전 정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수소탄 시험 이후에는 부인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6자회담 대신 북한을 제외한 5자 회담 개최를 제안하고 나섰지만 6자회담 주요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닥쳤다. 

조중, 조러관계에서 예상되는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응 고려없이 성급하게 제안하면서 오히려 한중, 한러관계의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자칫 경제적 관계를 무시하며 한미일 대북공조에만 치중하면서 선택 폭을 좁히면서 그동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감을 유지하며 주변국에 각인시켜온 중견국가로서의 존재감 마저 약화시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회복에 중국변수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