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1조 원이 넘는 식품대기업체인 오뚜기가 대리점들에게 마요네즈와 참기름 값을 미리 정해주고 그 이하로 팔지 못하도록 가격통제를 했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가공식품 가격 거품을 뺄 수 있는데도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앞세운 오뚜기의 횡포로 대리점들은 가격을 내릴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샐러드 등에 사용되는 마요네즈 시장에서 오뚜기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이 무려 81%에 달했다.
잡채 등에 들어가는 당면과 각종 요리에 자주 쓰이는 참기름 역시 시장점유율이 각각 74%, 50%로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오뚜기는 이 같은 우월적인 지위를 앞세워 2007년 1월부터 4년여 동안 전국 대리점 166곳에 제품 최저 가격을 미리 정해주고 소매점에 그 아래로 팔지 못하게 강요했다.

공정위는 대리점들이 제품 가격을 내릴 여지가 있어 잇따라 가격 할인에 나설 경우 생산자인 오뚜기는 출고가 인하 압력을 받아 이윤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대리점이 정해진 가격 이하로 내리면 계약해지도 할 수 있도록 자체 규정도 마련했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자사 영업직원을 동원해 판매가격 준수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했고 적발이 되면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방법으로 즉시 시정 조치했다"며 "3회 위반 시에는 대리점 계약해지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뚜기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 59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로 유통 단계에서 가격 경쟁이 활성화돼 가공식품 가격 거품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