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변호사와 여 검사의 부적절한 내연관계로 3류 로맨스로 불린 '벤츠 여검사'가 대법원에서 무죄로 최종 판결됐다.

대법원이 국민이 공감하기 어려운 판결을 해 도마에 올랐다.

공직자의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제정의 원인이 된 김영런법이 통과된 마당에 무죄를 확정해 대법원 판결을 무조건 존중해야 하는지 의문마저 제기될 조짐이다.

벤츠 여검사 사건은 부장판사 출신인 로펌 대표 최모(53) 변호사가 내연관계인 이모 여검사에게 벤츠를 선물한 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는 무죄를 받은 사건이다.

대법원마저 내연관계를 인정하고 벤츠를 사랑의 징표라고 인정했다.

최 모 변호사는 40대 여성 이모(44.여)씨, 이모(40) 전 검사와 각각 내연 관계를 갖다가 상황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

최 변호사는 2010년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올랐을 때 이씨를 만났다. 그는 2011년 절도 혐의 등으로 고소를 당한 이씨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1천만원을 받아 챙겼다.

2007년부터 이 전 검사와 사귄 최 변호사는 "다른 여자와 만나지 않겠다"는 정표로 벤츠 승용차를 줬다. 이 전 검사는 벤츠 승용차 뿐 아니라 40평대 전세 아파트, 다이아몬드 반지, 고급 시계, 모피 롱코트, 샤넬 핸드백, 골프채 등을 선물 받았다.

이후 사업 파트너를 고소하고서 이 전 검사에게 수사 재촉 청탁을 했다.

최 변호사와 사이가 틀어진 이씨가 법원과 검찰에 탄원서를 내면서 사건의 전말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찰은 이창재 특임검사를 임명하고 관련자를 수사해 3명을 모두 기소해 재판에 회부했다. 검찰은 이 전 검사에 대해 광주지검에 근무하던 2010년 10월 내연남 최 변호사가 고소한 사건과 관련, 검사임관 동기인 당시 창원지검 소속 검사에게 전화로 청탁해준 대가로 벤츠 승용차 리스료와 샤넬 핸드백 등 모두 5591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이 전 검사는 1심에서 "내연관계에 있는 변호사로부터 청탁과 함께 알선의 대가를 받아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징역 3년 및 추징금 4462만 원을 선고됐다.

최 변호사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00만원을,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씨는 징역 1년 4월과 벌금 1000만원을 각각 확정받았다.

그러나 2심에서는 "사랑의 정표"라는 항변이 받아들여졌다. 2심 재판부는 "주임검사에게 전화를 건 것은 내연남을 위해 호의로 한 것이지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금품수수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