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암살을 다룬 인터뷰 개봉을 앞두고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과 관련 미국이 북한의 행위라고 공식 지목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제(20일) 백악관에서 "우리는 장소와 시간, 방법을 정해서 해킹 공격에 대해 비례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자국 기업의 해킹 피해에 대해 당국이 특정국가를 지목하고 고강도 대응 조치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결론지었다. FBI가 해킹사건과 관련 툭정국가를 거론한 것은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미국이 해킹의 주범으로 북한을 꼽은 이유는 두 가지다.

FBI는 해킹용 악성 코드가 지난해 3월 우리나라 전산 대란 때 북한이 썼던 코드와 비슷하다는 점, 그리고 이번 해킹에서 북한 관련 사이트와의 교신이 이뤄진 흔적 등을 북한이 개입했다는 정황으로 들었다. 

미국은 초고강도 금융 제재,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 사이버 공격에 준하는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발표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김성 참사는 이날 AFP통신에 "북한은 이번 소니 해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킹과 북한은 어떠한 연관도 없으며, 전혀 언급할만한 가치도 없다"고 언급했다.

북한은 또 미국에 이번 해킹 사건에 대해 공동조사를 하자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해킹사건의 책임부터 인정하라고 일축했다. 북한이 공동조사를 제안할 만큼 소니 해킹과 무관함을 주장하고 나선 만큼 양측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예상된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해킹을 주도했다는 '결정적 증거' 확보와 함께 중국 및 러시아의 협조를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대북 압박에 대한 비례적 대응 원칙을 지켜내면서 실질적 제재 효과를 내야 하는 미국으로선 그만큼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