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사건과 관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내일(17일)  소환된다.

참여연대의 고발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은 17일 오후 2시 조현아 전 부사장을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기내에서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고성과 폭언을 했는 지, 매뉴얼파일을 승무원들에게 휘두르고 던졌는 지, 승무원 사무장을 내리게 한 경위, 음주행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 12일(금)대한항공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박창진 사무장, 목격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최초 진상보고서와 박 사무장, 목격자에 대한 조사를 통해 대한항공이 사건을 은폐하려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이번 주중에 '사전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에게는 항공법과 항공보안법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내 난동과정에서 승무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사실이 추가되면 폭력행위 등에 관한 처벌법 위반 혐의도 추가 적용될 전망이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12일 국토부 조사를 마친 뒤 사무장의 욕설과 폭행 주장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또 거짓진술 강요 여부에 대해서도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사건 직후 대한항공 자체 최초진상보고서에서 한마디로 "조 전 부사장에게 야단을 맞았다"고 압축 표현한 것으로 알려진 박창신 사무장은 12일 검찰조사에서 보다 상세하게 진술했다.

박 사무장은 검찰에서 조 전 부사장은 여승무원과 사무장을 무릎꿇리고 '야 이 XX야, 저 X 데려와, 나 이 비행기 못가게 할거야'라고 했고 메뉴얼이 담긴 파일로 박 사무장의 손등을 때리는가 하면 기장실까지 3m 정도를 밀어부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무장은 KBS와 인터뷰에서 "당해보지 않으면 그런 모욕감을 알 수 없다"고 했다. 박 사무장은 대한항공이 거짓진술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대한항공은 직원 5~6명이 매일 찾아와 검찰이나 국토교통부 조사를 받게 되면 사무장인 제가 메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조 전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고 제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린 것이라고 진술하도록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대한항공은 실제로 지난 10일 입장자료를 통한 대국민 발표에서 "승무원이 메뉴얼대로 하지 못했고 사무장이 메뉴얼을 제대로 못 찾아 조 전 부사장이 다소 언성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승무원을 비하하는 욕설은 없었고 거짓진술을 강요한 적도 없다"고 승무원 잘못으로 몰고 갔다.

박 사무장은 회사측 강요에 따라 8일 국토부 조사에서 "제 스스로 하기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JFK공항에서 뉴욕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KE086편 A380기에서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삼아 기체를 회항시켜 승무원 사무장을 내쫓은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