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발생한 판교테크노밸리 걸그룹 공연 관람객 추락사고와 관련 행사 주관자가 경기도와 성남시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행사는 판교 테크노밸리를 홍보하기 위해 언론사 이데일리가 주관해 추진한 것으로 행사명칭은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로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주최하고 이데일리가 주관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17일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중 걸그룹 포미닛과 티아라 등의 가수 공연이 시작되자 공연을 잘 보려고 지하주차장 환기구 위에 올라선 관람객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환기구 덮개가 붕괴돼 27명이 깊이 18.3m의 지하 4층 주자창 바닥으로 추락해 16명이 사망했다. 부상자 11명 중 8명이 폐와 목에 치명상을 입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은 덮개가 무너진 직후 위에 생존자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KBS 뉴스 화면 캡처>

하지만 18일 경기도와 성남시의 이름을 이데일리가 도용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데일리와 이데일리TV가 별도의 동의절차 없이 경기도와 성남시를 주최측으로 이름을 넣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언론사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경기도와 성남시로 구성된 공동사고대책본부는 이날 분당구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데일리와 이데일리TV가 경기도와 성남시의 이름을 주최자 명의로 도용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는 이에앞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주최하고 당사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판교테크노밸리 지역 입주사 임직원들이 함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문화예술 축제로 마련됐습니다"라고 밝혔다.

사고대책본부는 "이번 행사는 이데일리가 2억원의 예산을 들여 주최한 축제로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1960만원의 무대설치비를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됐다"며 "경기도와 성남시의 명칭을 동의없이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가 양 기관에 동의절차 없이 주최자로 명칭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총사업비의 10%도 안되는 무대설치비를 지원하지도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사고대책본부는 '판교 테크노밸리를 홍보햐는 입장에서 한번 같이 사업을 해보자고 해서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일부 지원하기로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는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독립적인 법인격이기 때문에 별도로 경기도의 승인을 받거나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이번 행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의미다.

오후석 경기도 안전기획관은 브리핑 직후 "경기도에서 그런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오 안전기획관은 '이데일리측이 명의를 도용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명의를 도용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법적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고 했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사고 책임유무를 떠나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대책본부는 사망자의 장례비를 공동 지급보증하겠다고 밝혔다.

김남준 대책본부 대변인은 "피해자와 유가족들에 대해서는 진료비와 장례비를 경기도와 성남시가 공동으로 지급보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책임유무를 떠나서 지자체가 안전을 위해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최대한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대책본부는 "일단 장례비는 1인당 3000만 원 그리고 치료비와 보상비는 피해자 요구를 최대한 받아들이기로 했다.

경찰은 오전 8시쯤국과수와 연구관 등 5명이 현장을 찾아서 정밀감식을 진행했는데 경찰과 유기적으로 협조해서 조속한 원인규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