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9호선 담합 입찰 혐의로 조사를 받은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190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지하철 9호선 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담합을 한 삼성물산 162억원, 현대산업개발 28억원 등 190억원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공정위는 두 업체의 법인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은 조달청이 2009년 8월 입찰 공고한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919공구 건설공사 입찰에서 저가 수주를 피하고자 투찰가격을 사전에 합의했다.

두 기업의 실무자들은 사전 모임을 갖고 이 공사의 추정금액(1998억원) 대비 삼성물산은 94.1%, 현대산업개발은 94.0%로 투찰하기로 하고 설계로만 경쟁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두 업체는 투찰률이 95%를 넘으면 공정위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조사를 피하기 위해 투찰률을 이처럼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의 조사는 피하면서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공사를 수주하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입찰에 나선 두 기업은 2009년 11월 서로 감시 하에 합의된 가격으로 투찰했으며, 가격점수와 설계점수를 합친 종합평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삼성물산이 최종 낙찰됐다.

지하철 9호선 919공구는 송파구 삼전동 잠실병원 앞에서 석촌동 석촌역에 이르는 구간으로 길이는 1560ｍ다.

최근 이 공사 구간 일대에서 씽크홀이 잇달아 발생하는 등 부실공사가 말썽이 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8월 석촌지하차도 싱크홀 현상의 원인이 지하철 공사 과정의 미흡한 안전 조치 때문이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삼성물산 측은 서울시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며 책임지고 복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정위 "앞으로도 기업의 담합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제재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