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금강에 이어 낙동강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등장했다.

환경단체는 물 흐름이 느려지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는 징조라며 우려하고 있다. 반면 정부의 태도는 느긋하다. 녹조류가 번식할 때는 날씨탓이라고 하더니 큰빗이낄벌레 출연에 대해서는 독성이 없다는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

6일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날(5일) 대구 강정고령보 인근 죽곡취수장에서 성인 손 한 뼘 크기의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녹조와 마찬가지로 수질 오염의 증표로 볼 수 있는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는 것은 이곳 역시 오염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낙동강에도 6일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이 벌레는 북미지역이 원산지로 물이 정지된 호수등에 서식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6일 대구 강정보 인근에서 큰빗이끼벌레의 서식을 박견햇다며 수질이 오염되고 있는 증거라고 지적햇다. 4대강조사위원회와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012년부터 3년째 4대강 사업구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 4대강조사위원회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큰빗이끼벌레는 캐나다가 원산지인 외래종 태형동물로 물 흐름이 정체된 호수나 저수지에서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미만의 개충들이 응집해 군체를 형성한다.

일반적으로 커다랗고 흉칙한 해삼이 부풀어오른 모습을 하고 있다. 99.6%가 물로 구성돼 있고 군체가 커지면 수박많은 크기로 커진다.

우리나라에는 11종이 민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정체수역에서 발견돼 물흐름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환경단체는 4대강 보 설치로 강의 유속이 크게 느려진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에대해 환경부는 아직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늘어놓고 있다.
환경부 측은 지난 4일 공식블로그를 통해 "큰빗이끼벌레는 독성이 없기 때문에 자연생태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며 여전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4대강 조사단과 4대강 범대위 등은 7일까지 낙동강 중상류 지역에서 녹조발생현황과 큰빗이끼벌레 등 생태계 점검 현장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앞서 대전지역 환경단체도 지난 4일 금강 유역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다량 서식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충남 공주시 우성면 금강 공주보에 도착해 강의 우안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서 생태를 살폈다.

활동가 2명이 풀숲을 헤치고 강물에 내려서더니 팔을 뻗어 물을 휘젓자 이내 표면이 물컹해 보이는 주먹만한 크기의 물체가 손에 딸려 올라왔다.

최근 금강에 다량으로 출현한 큰빗이끼벌레의 실체가 처음 눈으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적갈색을 띤 이 벌레는 악취도 뿜어냈다.

이들이 30분 남짓 살피는 동안 맨손과 뜰채에 걸려올라온 큰빗이끼벌레 덩어리가 40~50개에 달했다.
수심이 얕은 곳에서 돌이나 나무에 붙어 있던 군체들이다.

맨손으로 큰빗이끼벌레를 건져 올리던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최근 이 벌레가 거의 금강 전역에서 다량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크기가 큰 것은 수박만한 것들도 발견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강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던 큰빗이끼벌레의 출현이유에 대해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설치되면서 강의 유속이 느려진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허재영 대전환경운동연합 대표는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이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실증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호수에 사는 큰빗이끼벌레가 금강에 나타난 것은 보를 건설하고 강 바닥을 파헤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단체는 보 건설에 반대하며 생태계 훼손을 예측했었다"며 "보를 만든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불길한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2조원을 들여 생태계를 파괴하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이명박 정부에 응분한 책임을 묻고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며 "잘못을 되돌리는 방법은 빨리 강을 원래대로 복원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환경부의 안일한 대응태도에 비난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2012년 녹조가 낙동강을 물들이자 가뭄과 이상고온으로 탓을 돌리더니 이번에는 큰빗이끼벌레는 독성이 없다고 한다"며 "그렇게 문제가 없다면 너희들이나 처마셔보라"며 분개하고 있다.  

한편 4대강 조사단과 4대강 범대위, 새정치민주연합 4대강 불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는 6일부터 10일까지 5일 동안 4대강(낙동강 영산강 금강 한강)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