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0일 건강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면서 이건희 사후(死後)에 대비한 삼성전자의 경영승계도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 회장이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하더라도 (삼성측 발표) 회복 후에도 출근 경영은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심박동 정지(심장마비)가 5분 정도 지속되면 뇌에 산소공급이 되지 않으면서 뇌세포가 손상되고 심할 경우  의식이 없는 뇌사상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향후 전망에 대해 신화적인 존재인 이건희 회장이 없는 삼성은 상상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최근 지시한 마하 경영 등 그동안의 삼성 = 이건희 정신이 유고시 유훈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회장의 카리스마나 경영적 판단 능력 등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크게 떨어져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맞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 회장의 건강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그의 '마하경영'과 현재 추진중인 사업구조 재편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삼성측은 "사업구조 재편이 글로벌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측면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최근 일련의 사업구조 재편 움직임이 경영승계 구도와 직결된다고 복 이건희 회장 사후를 대비한 경영승계의 밑그림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그룹 내에선 3년전부터 이 회장의 의학적 생존기한이 길어야 3년 정도일 것으로 보고 경영승계를 위한 밑그림과 향후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이 부회장 3남매가 그룹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3남매간 경영능력을 놓고 경쟁하면서 향후 그룹에서 계열분리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지난해 제일모직이 '패션사업' 부문을 에버랜드로, 에버랜드는 건물관리 사업을 에스원으로 각각 양도했다.

급식사업은 에버랜드에서 떼어냈다. 삼성SNS와 삼성SDS 합병에 이어 올해 3월에는 삼성SDS와 제일모직 소재사업을 합병했다.

뒤이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으로 중화학 부문을 정비하고, 삼성증권·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에도 착수했다.

최근에는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 계열사들의 지분 정리 작업에도 착수했다.

삼성전기, 삼성정밀화학, 삼성SDS, 제일기획 등 비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처분하고, 삼성화재와 삼성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삼성생명 쪽으로 모으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연말까지 삼성SDS의 상장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장 일가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삼성SDS는 삼성에버랜드와 함께 삼성의 지배구조를 바꾸고 경영승계에 중용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 회사는 그동안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 시민단체의 비판을 받아온 곳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1.25%)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90%),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삼성SDS가 에버랜드와 함께 경영권 승계에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꼽히는 곳이다.

연내에 삼성SDS 유가증권 상장도 추진키로 했다.

이같은 사업구조 재편과정에는 삼성미래전략실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3남매의 가신그룹의 암투도 배경에 깔려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그룹 창업의 모태인 제일모직을 해체하면서까지 사업을 분리, 합병하는데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신그룹에서 적지않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가신그룹간 보이지 않는 충성경쟁 등 갈등 양상이 이 회장이 건재할 때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 회장 부재시에는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삼성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 이부진 사장이 <서비스>, 이서현 사장이 <패션> 부문을 나눠맡는 형태를 취하다 향후 그룹을 3분할하는 계열분리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건희 회장의 건강문제가 돌출되면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회장 아래서는 3각가신그룹에 대한 통제와 조정이 가능하고 문제될 게 없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건강문제가 삼성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 삼성그룹은 건설과 금융부문은 사업구조 재편에서 손을 대지 못한 상태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의 지분 20%를 갖고 있는데 이재용 부회장으로 순조롭게 념겨질 지 확실치 않다.

금융부문은 '금산분리법'에따라 얽히고 섥혀있는 지분관계를 정리, 해소해 금융과 산업부문을 분리해야하는 법적 강제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지배구조가 흔들거리는 금산분리에 시간을 끌면서 해결하지 않고 버티고 있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처지다. 

현재 삼성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가 수두룩하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등이 영위하고 있는 건설사업 부문도 사업정리가 되지 않아 이해충돌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그룹내 비중이 큰 금융사업과 건설 사업 구조재편 작업이 차질을 빚을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재계에서는 일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본다.

삼성그룹은 에버랜드 - 삼성생명/삼성물산 - 삼성전자 - 삼성카드/삼성SDI - 삼성에버랜드/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재용 부회장은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이다.

3남매의 에버랜드의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이 25.15%로 전체의 1/4을 차지하고 있고 이부진 이서현 자매가 8.4%씩 갖고 있다.

그러나 전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입지가 확고하다고만 볼 수 없는 점도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은 2011년부터 이부진 호텔신라사장에게 에버랜드 경영전략 담당 사장을 맡긴데 이어 작년말에는 이서현 전 제일모직 부사장을 작년 12월 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정점에 있는 에버랜드에 두 딸을 배치한 것은 이건희 회장의 심오한 뜻이 담겨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에버랜드에서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맡고 있는 상황이어서 두 자매가 한 회사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구도를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이 힘을 합쳐 이재용 부회장과 지분 경쟁에서 보다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이건희 회장이 이부진 사장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고 이부진 부사장의 남편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에 대한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이 이부진 사장의 힘을 키울수 있도록 하려는 하나의 작업일 수 있다는 해석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의 3남매가 공동으로 경영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3남매 누구도 확실하게 우위를 점했다고 할 수 없고 입밖에 경영승계와 관련된 언급은 금기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기보다는 오너일가 경영세습으로 흘러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다음에는 '이건희 사후 (POST 삼성)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