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 긴급 심폐소생술을 받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병명은 급성심근경색증인 것으로 진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갑자기 차단돼 심장 근육의 세포나 조직이 괴사하는 증세를 보인다. 이에따라 이 회장은 밤새 응급 심장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10일 밤 10시 56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병원에 입원해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11일 0시 15분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회장은 평소에도 자택에 주치의 등 의료진이 항상 대기상태로 웬만한 수술까지 가능할 정도로 비상의료시설이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가까운 종합병원인 순천향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당시 병원응급실에서는 일반인들이 알 수 있을만큼 거물이 왔다며 굉장히 바쁘게 돌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심장박동이 멎어 의료진이 비상으로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뒤 자가호흡이 불가능해지자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목에 삽관조치를 취한 채 인공호흡기를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상황이 곧바로 호전되지 않자 삼성병원 의료진이 순천향병원에 합류해 이 회장을 자택으로 귀가안정조치보다는 병원가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삼성병원으로 이송했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주치의 3~4명이 자택에 항상 대기하며 비상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삼성병원으로 직행하지 않고 인근 순천향병원으로 갔다는 것은 상황이 상당히 심각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급 보안으로 간주되는 이 회장의 건강이 일반에 노출될 만큼 다급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병원에 도착한 뒤 밤새 심장시술을 받은 뒤 현재 중환자실로 옮겨져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고령인데다 과거 폐 림프암 수술을 받는 등 평소 호흡기계통이 좋지 않아 흉부절개를 통한 시술에 위험이 따른다. 이에따라 의료진은 혈관을 통해 심장시술을 실시했다.

의료진은 "가슴을 열어 관상동맥을 대체하는 수술이 아니라 손목이나 허벅지 쪽 혈관으로 관을 집어넣어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시술이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삼성그룹 측은 "이건희 회장이 심폐소생술을 받은 것과 병원에 있는 것은 맞다"며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심각한 것은 아니라서 지금 회복 중"이라고 파문을 가라앉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은 회복중이라고 밝혔지만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측이 응급치료라고 밝힌 것은 급성심근경색증에 따른 '응급 심장수술'을 가리킨 것이다. 이 병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갑자기 차단돼 심장 근육의 세포나 조직이 괴사하는 증세를 보인다.

이 회장이 밤새 심폐소생술을 거쳐 '응급심장수술' 등을 받은 점 등을 감안하면 건강상태를 아직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이날 오후 2시께 삼성병원 의료진의 브리핑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가 취소했다. 대신 간단하게 입원경위에 대한 설명으로 대체했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명의로 '10일 밤 11시경 호흡곤란 증상, 자택에서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로 이동, 응급실 도착 직후 심장마비 증상 나타나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시행함' 등의 입원 관련 경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