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회장 이건희)이 대학총장 추천권 부여와 관련 대학별로 신입사원 지원자 추천을 할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학 서열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24일 전국 200여 개 대학별로 인원을 할당해 신입사원 지원자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은 지난 15일 신입사원 공채 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전국 200개 대학총장들에게 추천서를 받아 5000여명의 지원자에 대해 서류전형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각 대학 졸업생들의 삼성그룹 입사 실적에 따라 대학별 추천인원을 할당했고 삼성과 산학협력을 진행 중인 대학에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대학별 인원을 할당했다.

추천 시 학력 기준은 학점 3.0 이상으로 제시했다.

대학별로는 △성균관대가 115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서울대와 한양대가 각 110명 △연세대와 고려대 각 100명 △경희대 60명(10) △건국대 50명(10) △중앙대 45명 △동국대 40명(15)을 배정받았다. 성균관대는 반도체학과가, 한양대와 건국대는 공대가 삼성과 산학협력을 맺고 있다.

△광운대 35명 △단국대·서울시립대·숭실대·한국외대 각 30명 △국민대 25명 △세종대 20명 △명지대·상명대 각 15명 한△성대 12명 순이다.

지방대 중에서도 삼성 입사자가 많은 곳은 추천 가능 인원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지방 명문인 △경북대 100명 △부산대 90명 △인하대 70명 △부경대 45(10) △영남대 각 45명,  △전남대 40명(15) △전북대 30명이다.

반면 이공계열이 상대적으로 약한 여대는 배정 인원이 적은 편이었다. △이화여대 30명, △숙명여대 20명, △서울여대 15명, △덕성여대 10명 등이다.

이번 대학별 할당은 삼성고시로 불릴만큼 삼성 채용시험(SSAT)에 20만명 이상이 몰리면서 사회적 낭비를 불러온다는 지적에 따라 입사제도를 바꿔 전국 200개 대학 총장에게 추천권을 부여하고 추천된 졸업생에게는 서류전형을 면제한다고 밝히면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후속조치로 나온 대학별 할당을 통보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이번 할당을 놓고 대학가에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최고기업인 삼성이 결국 택한 것이 대학서열화를 조장하는 방식이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대학관계자는 "삼성이 대학별 추천할당을 통보하면서 대학간 서열이 정해지게 됐다"며 "대학이 삼섬의 눈치를 보게 됐다"며 "대학이 지배당하는 사회가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또 서울 모 여대졸업을 앞둔 학생은 "여대는 공대가 약한데 삼성이 공대가 없는 여대를 외면하고 있고 여성을 차별하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영.호남 지역차별을 한다는 지적도 받게 됐다.

영남권 국립대인 △경북대는 100명 △부산대 90명을 할당했다. 반면 호남권 국립대인 △전남대 40명  △전북대 30명을 배정하는데 그쳤다.

또 영남권 사립대인 △부경대와 동아대에 45명, 25명을 할당한 반면 △호남대와 목포대는 불과 10명을 할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