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화타협으로 끌어내지 못한 채 노정관계를 극한대치로 치닫던 철도파업을 국회가 극적으로 타협을 이끌어냈다.

철도노조는 국회 합의를 존중해 파업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철도노조의 파업을 집단이기주의, 일류국민에 반하는 것으로 몰아붙이며 비판을 쏟아내며 기존의 강경입장을 그대로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30일 올해 마지막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공공의 이익보다 나의 이익만을 관철하려 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본적인 질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일류 국민이라고 할 수 없다"며 철도노조를 겨냥했다.

박 대통령의 철도노조에 대한 비판은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한 이후에도 이어졌다.

철도노조는 앞서 이미 여야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철도소위)를 설치해 철도 관련 현안들을 논의하겠다는 여야의 중재안을 수용해 파업 철회를 결정한 상태였다.

‘일류 국민-일류 국가론’을 내세워 ‘비타협 강경대응’과 통제하겠다는 의중도 숨기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이런 잘못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결코 일류 국가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그동안 우리 사회에 뿌리박혀 있던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크고 작은 변화와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고, 변화를 가져오는 데는 그만큼 고뇌와 아픔이 있다"며 "그러나 그것에 굴복하거나 적당히 넘어가게 되면 결국 국민들에게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도노조의 파업자체가 변화에 대한 도전이라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롭게 꺼낸 "일류 국민-일류 국가론’과 관련해 "아무리 일등을 한다고 해도 자신의 행동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헤아리지 못하고 공동체의 보편적인 가치와 이익에 맞는 길을 가지 않으면 결코 일류란 평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새해엔 국내적으로 공동체 가치와 이익을 훼손하는 집단 이기주의 행태가 자제되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뿌리내려 상생과 공존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여야의 철도소위 합의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김무성 의원 등이 주도한 독자행동’으로 보고 내심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내부에선 "김 의원이 이제 ‘마이웨이’를 하려는 것 같다"는 평가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철도 파업뿐 아니라 향후 다른 공공기관 개혁 과정에서 어떤 저항에도 양보하거나 물러서는 일은 없다는 게 박 대통령의 확고한 태도라는 해석이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존중한다고 밝혀온 만큼 철도소위를 통한 국회 차원의 논의를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정부로선 어떤 관용이나 타협안도 내놓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코레일과 검찰, 경찰은 노조집행부에 대한 징계와 처벌 등 사후 처리 과정에서 대대적인 원칙에 따른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