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 의혹이 제기돼 사퇴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건 배후 논란 속에 청와대 행정관 조모씨가 채 전 검찰총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 가족부 정보를 확인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채동욱 찍어내기 논란의 핵심인 청와대 기획퇴출 의혹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그동안 채 전 총장 사퇴와 관련없다고 주장해온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청와대 행정관이 채군의 개인정보 의뢰한 사실이 청와대 자체 감찰결과 확인되면서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청와대는 곧바로 조 행정관을 직위해제해 징계위에 회부하고 다른 청와대 인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4일 "자체 감찰 결과 시설 담당 조모(54) 행정관이 지난 6월 11일  서초구청 조이제(53) 국장에게 휴대전화로 채군 인적사항을 확인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은 채군 관련 정보를 열람해 확인한 뒤 조 행정관에게 전달했다.

이 수석은 "조 행정관이 평소 친분이 있던 안전행정부 김모 씨가 신원확인을 요청했다고 진술했다"며 "다른 청와대 인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것이 일단 전부이며 그 외에 청와대 소속 인사가 조 행정관에게 부탁한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 행정관의 개인적 일탈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진상조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청와대 행정관이 왜 나서야 했는 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고 청와대 조 모 행정관과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의 진술도 그동안 내내 엇갈렸다.(조이제 국장은 청와대행정관 부탁으로 채군 가족부 열람 진술, 반면 청와대 행정관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

사건의 핵심인물로 급부상한 안행부 고위공무원 김씨가 연루됐는 지도 관심사다.
김씨는 경북 영천 출신으로 포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북도청에서 부이사관(3급)으로 근무하다 2010년 안행부로 올라왔다.

김씨는 특히 이명박 정권 말기인 2012년 말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파견돼 올해 5월까지 근무하다 안행부로 복귀했다.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곽상도씨와는 대학 선후배 관계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2008~2009년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뒤 2009년 국정원장으로 취임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권에서 실권을 잡았던 영.포라인(경북 영일.포항)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명을 위해 움직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를 열람해 청와대에 넘겨준 조이제 서초구청 국장도 원 전원장과 안행부와 국정원을 거치며 인연을 맺었고 임모 과장은 곽상도 전 수석과는 검찰근무 시절에는 검찰에 파견근무를 나가 있었다.

김씨는 청와대 감찰결과 발표에 대해 정면 부인했다. 김씨는 "채군의 인적 사항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조 행정관은 집안의 먼 칙척으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이로 당일(6월11일.화요일) 주말 행사 때문에 통화를 여러차례하고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발표는 설령 김씨의 말대로 조회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채군의 주민등록번호를 어떻게 알았는 지 설명되지 않았다.

또 사실관계도 일부 다르다. 청와대는 채군의 주소지가 서초구 쪽이어서 서초구공무원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했지만 채군의 어머니 임씨 모자는 강남구가 주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만 서초구에 있는 것이다.

야권과 시민단체는 꼬리자르기,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를 한 것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따라 청와대 감찰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나 해명이 부족한 부분이 검찰 수사에서 새롭게 밝혀질 지 주목된다.

검찰 수사의 초점은 윗선 개입여부와 조 행정관이나 김씨가 왜 채군의 가족부 정보를 필요로 했는 지, 어떤 경위로 서초구청에서 열람했나, 단순 열람외에 다른 용도로 활동된 것은 없는 지 등을 주요한 규명대상이다.

검찰은 직위해제된 조 행정관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을 분석해 결과가 나오는대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청와대 행정관의 개인적 일탈행위라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청와대의 채 전 총장 찍어내기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